北 "신형 중장거리미사일 발사 성공…美본토 타격권"(종합2보)

입력 2017-05-15 12:16
수정 2017-05-15 16:04
北 "신형 중장거리미사일 발사 성공…美본토 타격권"(종합2보)

14일 발사 미사일 '화성-12' 명명…"대형 핵탄두 장착 확증 목적"

최대고도 2천111.5㎞·787㎞ 비행…"사실상 ICBM급 성능" 분석도

김정은 이틀간 현지지도 "美 정신차릴 때까지 핵무기 만들 것"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김효정 홍국기 기자 = 북한이 14일 대형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 '화성-12'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미사일의 성능을 따져보면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필적한다는 분석도 나와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핵투발 능력 확보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주체 106(2017)년 5월 14일 새로 개발한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15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14일 오전 5시 27분(한국시각)께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화성-12'라는 미사일명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통신은 이번 발사가 주변국들의 안전을 고려해 '최대고각'으로 진행됐다며 "(미사일이) 예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2천111.5㎞까지 상승비행하여 거리 787㎞ 공해 상의 설정된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고도가 2천㎞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것과 거의 일치한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북한이 밝힌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최고고도를 고려할 때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통신은 이번 발사가 "위력이 강한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새형(신형)의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의 전술 기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이 '표준화된 핵탄두뿐 아니라 대형 중량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는 중장거리 탄도로케트를 빨리 개발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고도 통신은 전했다.

'화성-12'는 북한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보다 폭발력이 큰 탄두를 싣기 위해 개발됐다는 뜻으로 읽힌다.

중앙통신은 "가혹한 재돌입환경 속에서 조종전투부의 말기유도 특성과 핵탄두 폭발체계의 동작 정확성을 확증하였다"고 언급해 ICBM 개발의 '최종 관문'으로 꼽히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했다는 것도 드러냈다.

또 이번 시험발사로 미사일의 '유도 및 안정화체계, 구조체계, 가압체계, 검열 및 발사체계'의 모든 기술적 특성이 완전히 확증됐으며, 새로 개발한 로켓 엔진의 '믿음성'(신뢰성)이 실제적 비행환경 조건에서 재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기술적 특성, 엔진 신뢰성 확보 주장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발사 장면 사진에 따르면 '화성-12'는 북한이 지난달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열병식 때 이동식 발사대(TEL)에 실어 공개했던 미사일과 동일한 기종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발사 전날 미사일 조립 현장을 직접 지도한 데 이어 시험발사도 현장에서 지도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밝혔다.

김정은은 발사를 '대성공'으로 결론 내리고, "세계에서 가장 완성된 무기체계가 결코 미국의 영원한 독점물로 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도 상응한 보복 수단을 쓸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성공'이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데서 참으로 중대하고도 특별한 의의"를 가진다며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가 우리의 타격권 안에 들어있다는 현실"을 미국이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제정신을 차리고 올바른 선택을 할 때까지 고도로 정밀화, 다종화된 핵무기들과 핵 타격수단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나가며 필요한 시험준비를 더욱 다그쳐" 나가라고 명령했다.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뿐만 아니라 '대북 포용정책 계승'을 내건 문재인 정부의 태도 변화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계속하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

김정은은 미사일 연구 부문의 일꾼들, 과학자 및 기술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특별감사'를 줬으며, 이번 시험발사 참여자들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번 발사에는 리병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정식·정승일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장창하 제2자연과학원(국방과학원으로 개칭) 원장 등 북한 군수공업 분야의 핵심인사들과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 등이 총출동해 김정은을 수행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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