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中공연 판권 놓고 기획사끼리 다툼…사드 영향?
"판권 얻을 능력·의사 없이 속여" vs "지역별 구매업체 못 찾아 늦어져"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김현정 기자 =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중국 공연판권 거래 과정에서 연예·공연기획사 간 다툼이 고소로 비화해 결국 경찰 조사를 받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15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연예·공연기획사 A사는 최근 방탄소년단 해외공연 판권을 사들이려다 사기를 당했다며 B사 대표를 고소했다.
A사는 '현재 CJ E&M이 보유한 방탄소년단의 해외공연 판권을 사올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지난해 10월 B사에 계약금 등 명목으로 미화 44만 달러(약 5억원)를 송금했다.
당시 두 회사는 B사가 구매를 진행 중이던 방탄소년단 외국 공연(중국 8회, 아시아 4회) 판권을 A사가 사들인 뒤, 이 판권을 다른 회사에 되팔아 얻은 이익의 30%를 B사에 주기로 약속했다.
다만 계약서에는 60일 안에 판권을 사지 못하면 B사가 계약금을 A사에 돌려주기로 한 조항도 있었다.
또 A사는 6개월 이내에 판권을 지역별 구매업체에 되팔되 업체·조건 등은 사전에 B사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규정됐다.
그러나 A사는 결과적으로 해외공연 판권을 얻지 못했고, B사에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다 받지 못하자 B사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A사 측은 경찰에서 "CJ E&M 공연사업 총책임자에게 전화로 확인하니 B사 측과 공연판권 등에 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B사가 공연판권을 살 능력이나 의사가 없이 자신들을 속여 계약금을 가로챘다고 A사 측은 의심한다.
반면 B사 측은 "방탄소년단 소속사, CJ E&M 실무자와 협의한 이메일·카카오톡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며 "총책임자는 아직 실무자에게서 보고를 받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고의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로컬 프로모터'라고 부르는 지역별 구매업체를 얼른 선정해 연결해달라고 A사에 수차례 독촉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 때문에 (중국에서) 관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곤란한 상황에서 로컬 프로모터가 없어 시간이 지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B사는 계약금을 A사에 환불할 계획이지만, 당장 현금이 없어 늦어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경찰은 최근 두 회사 임원을 불러 대질신문을 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CJ E&M을 상대로 방탄소년단 판권 보유가 사실인지, B사 등과 판권 관련 협의를 했는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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