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타석포' KIA 최형우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입력 2017-05-13 21:22
'연타석포' KIA 최형우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9회 동점 투런에 이어 연장 11회 역전 투런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KIA 타이거즈의 외야수 최형우(34)가 드라마를 쓰고 또 썼다.

최형우는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계속된 SK 와이번스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대활약으로 팀의 5-3 역전승을 이끌었다.

최형우의 개인 통산 7번째 연타석 홈런은 모두 극적인 상황에서 나왔다.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정규이닝 마지막 9회초 공격에 들어갈 때만 KIA는 패색이 짙었다.

힘없이 4연패의 수렁으로 빠져들어 가는 팀을 최형우가 막판에 건져냈다.

최형우는 9회초 1사 1루에서 SK 마무리 서진용의 3구째 127㎞짜리 포크볼을 걷어올려 좌중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최형우의 벼락같은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KIA는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서 해결사도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3-3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1사 1루에서 SK의 4번째 투수 채병용의 2구째 몸쪽 직구(139㎞)를 힘껏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가 외야로 뻗어 나갔다. 5-3으로 전세를 뒤집는 최형우의 역전 투런포였다.

KIA는 최형우의 '원맨쇼'에 힘입어 3연패를 끊어냈다. 9회말 등판해 2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은 마무리 임창용은 개인 통산 120승을 달성했다.

최형우는 팀이 3연패에 빠진 동안 11타수 1안타의 부진에 빠졌었다.

이날도 앞선 3타석에서 SK 선발 윤희상을 상대로 볼넷 하나를 얻어냈을 뿐 무안타에 그쳤지만, 팀이 벼랑 끝에 몰린 순간 저력을 발휘했다.

최형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요즘 타격감이 워낙 안 좋아서 9회 타석에서는 마음을 비우고 콘택트 위주로 스윙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가운데로 몰린 공이 와서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형우는 9회 동점 투런 홈런을 터트린 뒤 두 주먹을 앞으로 내뻗으며 포효했다.

그는 "스코어가 동점이 된 것도 있지만, 워낙 내 뜻대로 타격이 안 되던 상황이라 그 순간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며 "그래서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온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형우는 연장 11회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낸 상황에 대해서는 "(채)병용이형의 몸쪽 공을 노렸다"며 "그전에 상대했을 때 몸쪽 승부가 많이 들어왔고, 오늘도 초구에 몸쪽 공이 들어오길래 또 몸쪽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9회에 동점 홈런을 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선 것이 좋은 타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0억 몸값을 확실하게 증명한 최형우는 "팀이 내일부터 분위기가 바뀌면서 좋아질 것 같다"며 상승 효과를 기대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오늘 선발 등판한 헥터 노에시를 비롯해 임창용, 김윤동 모두 호투했다. 최형우의 타격이 빛났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해준 우리 선수들 모두 대단하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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