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추정 유골 발견한 어머니 "다 찾고 나서 9명 가족 엉엉 울자"

입력 2017-05-13 19:53
딸 추정 유골 발견한 어머니 "다 찾고 나서 9명 가족 엉엉 울자"

(목포=연합뉴스) 형민우 박철홍 기자 = "기쁘고 축하할 일이 아니다. 정말 다행인 일이다."

세월호 선체에서 단원고 여학생 조은화 양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13일 수습됐다.



조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약 4시간여 진행된 유골 수습 작업을 직접 보지 못하고 남편과 함께 미수습자 숙소에 머물며 시신이 운구차에 실려 국과수로 이송될 때까지 마음을 추슬렀다.

이 씨는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와 함께 밖으로 나와 포옹하고 얼굴을 맞대고 눈물을 흘렸다.

조양의 어머니는 "괜찮으시냐"라는 지인들의 위로에 "지금은 울 때가 아니다. 나머지 8명 미수습자 다 찾고 나서 9명 가족 함께 엉엉 울자"고 말했다.

애써 울음 참던 이씨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오랜 지인인 백발노인을 만나자 주체 못 하는 눈물을 흘렸다.

이 노인은 지난 3년 동안 쓸쓸하게 인양을 기원하며 지내는 가족들에게 고구마를 직접 삶아 말없이 놓고 가곤 했다.

아직 딸을 찾지 못한 허양의 어머니는 이 씨를 껴안으며 "고생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씨는 "끝이 아니다. 이제 남은 8명을 모두 찾아야 한다"며 "다윤이도 꼭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동안 발견된 유골이 딸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다른 가족을 생각해 제대로 울지도 못했다.

비록 최종 DNA 신원확인 절차가 남아 추정이라는 말을 쓰지만, '아직 확정은 아니다'라는 이 씨의 입장에는 아직 가족을 찾지 못한 가족들 곁을 조금이라도 더 지키며 함께하려는 마음이 녹아있다.

이씨는 "가족을 찾지 못한 엄마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내 딸을 찾았다는 마음을 표현하면 안 된다"며 다른 가족을 먼저 챙겼다.



조은화 양으로 추정된 유골은 국과수로 옮겨져 치과 기록을 토대로 치아 상태를 확인하고, DNA 감식을 거쳐 최종 신원확인 절차를 거친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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