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윤리청, '충성 맹세' 논란 휘말린 트럼프에 일침?
"공직자는 헌법과 법률, 윤리원칙에 충성하는 것"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임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충성 맹세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이는 가운데 미 정부윤리청(OGE)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연방공직자 규정을 상기시켰다.
정부윤리청은 12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에 공직과 공직자의 자세를 설명한 연방 규정을 게시했다.
이 규정은 공직에 대해 "공공의 신뢰"라고 설명하면서 "공직자는 사적인 이득보다는 헌법과 법률, 윤리원칙에 충성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윤리청은 해당 규정을 트위터에 올린 이유를 밝히진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 코미 전 FBI 국장에게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관련된 것이라고 미 언론은 해석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코미 전 국장과 단둘이서 만찬을 하며 '충성을 맹세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코미 전 국장은 이를 거절하며, 대신 트럼프 대통령을 항상 진실로 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식사 말미에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충성 맹세를 요구했지만, 코미 전 국장의 답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NYT는 "코미의 입장에서 나온 얘기이긴 하지만 두 사람의 저녁 자리는 대통령직을 대하는 트럼프의 자세를 보여주는 창문"이라며 "트럼프는 전통적으로 FBI 수장에게 정치적인 충성이 요구되지 않는다는 점을 모르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윤리청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 태도와 방식을 질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월터 샤웁 정부윤리청장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과 비즈니스 간 이익충돌 방지책으로 트럼프그룹의 경영권을 두 아들에게 넘기고 재산은 신탁하겠다고 발표하자 '미흡하다'고 질타한 바 있다.
샤웁 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익충돌을 막으려면 반드시 자산을 처분해야 한다"며 "자산 매각이 대통령이 치러야 할 지나치게 큰 대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위 공직자들이 이익을 위해 지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드는 위험을 무릅쓰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샤웁 청장은 또 지난 2월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의류브랜드를 TV 방송에서 홍보해 물의를 빚자 백악관에 공식 조사와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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