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대통령 국제회의 중 잠든 장면 논란에 "눈 휴식 중"

입력 2017-05-12 18:14
짐바브웨 대통령 국제회의 중 잠든 장면 논란에 "눈 휴식 중"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아프리카 짐바브웨 대통령이 국제회의 도중 잠들어 있는 듯한 사진 공개로 논란이 일자 대통령 대변인이 "잠을 잔 게 아니라 눈에 휴식을 준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12일 영국 BBC와 dpa통신 등에 따르면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이 여러 국제회의와 공식 모임에서 외관상 의자에 앉아 잠들어 있는 장면의 사진들이 현지 매체와 소셜미디어에 몇 달째 돌고 있다.

최근에 찍힌 한 사진을 보면 무가베 대통령이 통역기를 귀에 꽂고 몸을 약간 비스듬히 한 채 눈을 감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달 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을 포함해 최근 대부분 행사에서 무가베 대통령은 잠들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BBC는 전했다.

이러한 장면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고령인 무가베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의문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무가베 대통령은 이미 내년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했다.

그러나 무가베 대통령 대변인은 "잠을 자는 게 아니라 눈에 휴식을 주기 위해 장시간 눈을 감고 있었을 뿐"이라고 짐바브웨 국영 매체 헤럴드에 말했다.

대변인은 이어 "무가베 대통령의 눈은 밝은 빛에 매우 민감하다"고 강조했다.

헤럴드는 무가베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잠자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로 인해 눈 진료 차 싱가포르에서 전문의의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실제 지난 3월 건강 검진 목적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했으나 당시엔 구체적인 병명이나 질병은 공개하지 않았었다.

무가베 대통령은 지속 중인 건강 논란 속에서도 집권 연장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짐바브웨 국영 TV에 중계된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을 사퇴할 뜻이 없고 "국민은 내가 다음 선거에 나오길 원한다"며 내년 대선 재출마 의지를 밝혔다.

짐바브웨 독립투사 출신의 무가베는 1980년 총리중심제의 초대 총리에 올라 정치적 실권을 잡은 뒤 1987년 대통령제를 채택, 스스로 대통령에 취임해 37년째 장기 집권을 이어왔다. 그는 그동안 후계자나 은퇴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려왔다.

앞서 짐바브웨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도 무가베 대통령을 2018년 차기 대선의 집권당 단일후보로 확정했다. 그러나 당내 일부 세력은 무가베의 집권 연장을 바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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