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캔들 특검 임명하라"…美언론·20개 州, 한목소리 압박(종합)

입력 2017-05-12 16:35
수정 2017-05-12 17:04
"러 스캔들 특검 임명하라"…美언론·20개 州, 한목소리 압박(종합)

워터게이트 당시 대통령 명령 거부한 법무부 전례 상기

20개 주 법무장관도 특검 임명 요구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뉴욕타임스(NYT)가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파문의 중심에 서 있는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 부(副)장관에 "자리보다는 명예를 택하라"며 특별검사 임명을 압박하고 나섰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코미 국장의 해임건의서를 작성한 장본인으로 알려지면서 워싱턴 정가에 엄청난 파문을 초래하고 있는 코미 국장 해임건의 중심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그는 특히 5대에 걸친 행정부에서 법무부 관리로 봉직하면서 엄정하고 공정한 법 집행으로 정파를 초월해 명성을 얻어온 만큼 그의 행보를 둘러싸고 의문과 비난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상관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사건 당사자로 러시아 내통 스캔들 조사에서 손을 떼면서 로젠스타인 부장관이 사실상 법무부의 사건 조사를 관장하고 있으며 여론이 고조하고 있는 특별검사 임명도 그의 소관이다.

코미 국장 해임을 계기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엄정한 조사 여론이 고조하고 있는 가운데 NYT는 11일 '로젠스타인 부장관에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의 사설을 통해 특별검사 임명을 거듭 촉구했다.

NYT는 또 이날 별도로 독자의견란을 마련해 러시아 의혹 스캔들의 엄정한 조사를 촉구하는 여론을 반영했다.

NYT는 코미 국장 해임건의서 작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논란과 관련해, 상황이야 어떻든 건의서 작성은 그가 한 것임을 지적하면서 이로 인해 그가 30여 년간의 공직을 통해 이룩한 명성과 신뢰를 손상했다고 질책했다.

이어 로젠스타인 부장관에게 한가지 선택이 있으며 러시아 관련 스캔들을 공정하게 조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이라고 촉구하면서 미국인들은 러시아가 어떻게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하도록 도왔는지를 알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NYT는 코미 국장의 해임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보여온 일련의 비민주적 행태를 열거하면서 이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의 평소 정직성과 부합하지 않은 것임을 환기했다.

NYT는 미 정치사상 조사를 피하려는 지도자에게 복종하는 것과 양심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사례는 많지 않다면서 그러나 워터게이트 스캔들 당시 엘리엇 리처드슨과 윌리엄 러클샤우스는 품위를 지켰음을 유념하라고 권고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 당시 리처드슨 법무장관과 러클샤우스 부장관은 당시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를 해임하라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고 대신 사임을 택했다.

NYT는 로젠스타인 부장관에 "당신도 몇 안 되는 짧은 영웅 리스트에 등재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자리를 잃을 수도 있으나 명예와 더 많은 것을 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캘리포니아, 뉴욕, 매사추세츠 등 미국 20개 주 법무장관들도 로젠스타인 부장관에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수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부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대중들은 러시아의 개입이 어느 정도였는지, 트럼프 캠프 관계자와 러시아 간의 내통이나 이를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권한과 자원이 부여된 독립적인 특별검사의 임명만이 공공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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