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팔 평화협상 재개 선언할 것"
아랍권 유력지 "내년 중 협상 재개"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로 예정된 이스라엘 방문 기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직접 평화협상 재개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범아랍 일간지 알하야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2일 이스라엘을 방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간 직접 평화협상 재개를 선언할 것이라고 10일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내년 중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신문에 밝혔다.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아바스 수반은 2008년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와 합의한 사항에 입각해 평화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올메르트 전 총리는 당시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서 완전 철군하고 예루살렘 구시가(올드시티)를 국제사회 통제 하에 두는 방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바스 수반은 지난 9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날 준비가 됐다고 밝혀 평화협상 재개 기대를 높였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아바스 수반이 "루비콘강을 건넜다"며 이스라엘과 평화협정 체결에 "전례없는" 적극성을 보였다고 11일 보도했다.
아바스 수반은 지난 주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같은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 기간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평화협정에 대한 열의를 확인받으려 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하에 이스라엘과 조건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등 최근 들어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바스 수반은 그동안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을 동결하지 않는 한 네타냐후 총리와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대화 재개 기대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에루살렘포스트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협상 추진 노력을 방해한다는 비난을 피하려는 게 총리실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또 다른 갈등 현안인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 이전 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문 기간에 대사관 이전을 발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이스라엘 웹사이트 Y넷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대사관 이전은 평화협상이 타결된 뒤 실행한다는 약속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Y넷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이스라엘에 도착하기 앞서 21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방문, 살만 사우디 국왕 등 아랍 지도자들과 만나 지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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