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비서 앱 첫선…"HW·OS 족쇄없는 게 최대 장점"(종합)

입력 2017-05-12 11:12
네이버 AI 비서 앱 첫선…"HW·OS 족쇄없는 게 최대 장점"(종합)

'네이버-클로바' 시범판 출시…음성 대화·음원 추천·번역 등 제공

올 7월 나오는 카카오 앱과 격돌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서비스인 '클로바'를 기반으로 한 AI 비서 앱(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하드웨어(HW)나 운영체제(OS)와 무관하게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삼성전자의 '빅스비', 애플의 '쉬리', 구글의 '구글어시스턴트' 등 주요 IT(정보기술) 기업이 내놓은 AI 비서 앱은 지금껏 해당 업체의 HW나 OS를 써야 이용할 수 있었다.

네이버는 12일 안드로이드폰용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에서 '네이버-클로바'앱의 시범판(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아이폰용 앱도 조만간 발매된다.

클로바 앱은 음성 조작 체제를 갖춘 다용도 AI 앱이다. 한국어와 영어 음성 대화를 지원한다. 한국어 AI의 이름은 '샐리', 영어 AI는 '모니카'이며 사용자가 말하면 여성의 음성으로 답한다.

해당 앱은 음성 검색, 대화 문답, 길 찾기, 일정 관리, 음악 추천, 외국어 번역(영어·중국어·일어)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음악 추천 및 재생은 네이버의 음원 서비스인 '네이버 뮤직'을 쓴다.

빅스비, 쉬리, 구글어시스턴트 등 종전의 AI 비서 앱과 제공하는 기능은 대동소이하지만, HW나 OS를 바꿀 필요 없이 바로 앱만 깔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차별화한 매력이다.

예컨대 쉬리는 애플 아이폰에서만 구동하고, 구글어시스턴트는 구글 안드로이드OS에 묶여 있지만, 클로바 앱은 그런 제약이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국내 업체답게 한국어 처리 기능이 좋고 음원 추천·AI 번역 등 네이버가 원래 경쟁력이 있었던 분야의 서비스 품질을 자신한다. 자율학습을 할 수 있는 AI의 특성상 사용자가 쓰면 쓸수록 기능이 더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클로바는 종합 AI 플랫폼(기반 서비스)인 만큼 세부 쓰임새를 계속 넓힐 수 있다. 아직 베타 버전(시범판)인 만큼 사용자의 만족도가 들쭉날쭉할 수 있지만 의견을 토대로 꾸준히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 클로바 앱으로 음성 검색과 대화 문답을 했다. '오늘 주요 뉴스를 찾아달라' '5월 11일은 무슨 요일이었지?' 등의 흔한 질문에 대한 인식·답변 정확도는 매우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왜 너의 이름은 샐리지?' '너는 왜 태어났니?' 등 돌발 질문은 이해 자체를 못하거나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클로바 앱은 올해 7월 발매되는 맞수 카카오의 AI 앱과 HW·OS 범용 AI 서비스로서 본격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렇게 한 특정 영역의 주도권을 두고 각축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양사는 검색·쇼핑(네이버)과 게임·콘텐츠(카카오)로 주력 분야가 명확하게 갈려 최근 수년 사이 세부 시장에서 정면 격돌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AI가 검색·게임·콘텐츠 유통 등 전 분야에서 '대세'로 떠오르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재 모두 AI 분야 선점을 최대 목표로 삼고 연구개발(R&D)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3분기께 나란히 AI 스피커 기기를 발매할 예정이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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