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포럼 정부대표단 내일 방중…中, 정권바뀌자 초청(종합)
中 사드 갈등 속 朴정부때 초청 안 하다 文대통령 당선후 선회
여당 5선 중진 박병석 의원 단장…임성남 외교차관 등 동행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정부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오는 14∼15일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박병석 의원(더불어민주당, 5선)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표단을 파견한다.
외교부는 12일 "이번 정부대표단 파견은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초청에 따른 것으로, 박 단장은 14일 오전에 개최되는 포럼 개막식 및 고위급 전체회의와 당일 오후에 개최되는 분과별 세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3일 방중할 박병석 의원은 국회 내 대표적인 중국통 인사로 꼽힌다.
정치 입문 전 중앙일보 홍콩 특파원 시절인 1989년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취재하며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 구금 사실을 특종 보도했으며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때 특별 수행원으로 방중했다. 지난달 국회 한중협의회 회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박 의원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갈등해온 한중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문재인 정부 첫 방중 사절로 볼 수 있다.
대표단에는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박정 의원, 임성남 외교부 1차관,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등도 포함됐다.
외교부는 "이번 포럼 참석을 통해 우리 측은 중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구상에 대한 우리나라의 참여 등 역내 공동번영을 위한 양국간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와 과도 정부 때만 해도 사드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갈등하는 가운데 중국은 북한을 포함한 수십개국 정부에 초청장을 보내면서 한국 정부에는 보내지 않았다.
그러다 이전 정부의 사드 배치 강행 입장과 차이를 보여온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대선에서 승리하자 중국은 한국 정부를 초청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이런 중국의 태도 변화는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사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 변할 수 있다는 기대에 따른 것일 수 있어 보인다.
방중하는 박병석 의원 등은 중국 정부 요인들과 만나 양국 관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측 참석 인사와의 '조우'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일대일로는 해양판 실크로드를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경제협력 프로젝트로, 시진핑(習近平) 정권은 이번 정상포럼의 성공적 개최에 큰 공을 들여왔다. 러시아·터키·필리핀·이탈리아 등 29개국 정상의 참석이 확정됐으며 일본 측 인사로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집권 자민당 간사장, 북한 측 인사로는 김영재 대외경제상이 각각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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