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끌던 폐지 수레 넘어지자 온정 건넨 여대생들
할머니에게 "힘든 일 있으면 연락달라" 전화번호 남겨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새벽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귀가하던 여대생들이 할머니가 끌던 폐지 수레가 넘어진 것을 목격하고 도움의 손길을 건네 훈훈함을 주고 있다.
11일 경남 마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5시께 창원시 경남대 인근을 순찰하던 경찰은 할머니와 여대생 3명이 도로 한 편에서 무언가를 정리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경찰이 다시 살펴보니 현장에는 수레가 옆으로 넘어져 있고, 폐지와 빈 통들이 잔뜩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여대생들은 경찰관과 힘을 합쳐 넘어진 수레를 세우고 그 위에 폐지를 차곡차곡 쌓은 뒤 할머니와 함께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6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재활용 센터였다.
두 여학생은 수레 옆을 잡고 끌었고, 당시 함께 있던 김태범(52) 경위도 한 쪽을 밀었다.
다른 한 여학생은 6개가량의 빈 통을 끈으로 연결해 어깨에 걸쳐메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 여학생 옆에서는 남은 빈 통을 든 할머니가 걸음을 부지런히 재촉했다.
순찰차에 탄 나머지 경찰관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 여학생과 할머니 뒤를 따라가며 보호했다.
여대생들의 온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여대생들은 재활용 센터에 도착해서 감사의 인사를 하는 할머니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연락해주세요"라며 쪽지에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서 건넸다.
할머니가 한사코 거절하자 한 여학생은 할머니 호주머니에 쪽지를 직접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대 복지 관련 학과 재학생으로 전해진 이 여대생들은 당일 새벽 아르바이트를 하고 귀가 중 할머니를 도운 것으로 파악됐다.
김 경위는 "당시 학생들에게 너무 감동을 했고, 가슴이 뭉클했다"며 "정말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학생들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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