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유명 대학 교정에 '나치 포스터' 등장 논란

입력 2017-05-11 17:55
남아공 유명 대학 교정에 '나치 포스터' 등장 논란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한 유명 대학교 교정에서 '나치 포스터'가 등장해 남아공 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남아공 현지 언론과 AFP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케이프타운 외곽 스텔렌보스 대학 캠퍼스 게시판에 독일 나치의 선전 포스터 이미지를 따 온 포스터들이 붙여졌다.

이 포스터는 유럽 출신의 남아공 거주 백인을 뜻하는 '앵글로-아프리카너' 학생 단체가 단체 홍보와 회원 모집을 위해 제작한 것이다.

해당 포스터에는 독일 나치 시대의 선전 포스터에 나오는 금발의 백인 여성과 남성이 나치 깃발 대신에 앵글로-아프리카너를 상징하는 깃발을 든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이 포스터는 공개 직후 스텔렌보스 대학 안팎에서 거센 반발을 일으켰고 대학 측은 즉각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이 대학은 성명을 내고 "나치의 선전과 신나치주의와 결부돼 있고 인종차별주의적 분극과 우월성을 조장하는 그 포스터와 관련 행사를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학은 이어 "우리는 내부 구성원의 인간적 동등함을 해치는 그러한 시각과 행사, 공개적인 캠페인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학이 지금까지 조사 결과 3명이 이러한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학은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문제가 된 스텔렌보스 대학은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분리정책) 정권이 집권했을 때 백인 아프리카인들 사이에서 '지식인의 고향'으로 평가받은 대학이다.

최근 몇 년간 이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인종차별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항의를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 때문에 일부 학생은 아프리카너들의 수업을 금지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