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늦어진 삼성전자 임원 승진 인사…전년의 절반 수준(종합2보)
'최순실 게이트' 여파…"더 지체하면 조직 신진대사 저하 우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삼성전자가 11일 IM(IT모바일), CE(소비자가전) 등 세트 사업 부문 임원 54명을 승진시키는 인사를 실시했다.
직급별 승진자는 부사장 6명, 전무 11명, 상무 30명, 전문위원 5명, 마스터(Master) 선임 2명 등이다.
이 중 외국인 2명(조셉 스틴지아노 전무, 존 헤링턴 상무)과 여성 2명(이애영 상무, 이혜정 상무)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또 최경식 부사장을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에 임명하는 등 주요 사업부와 해외지역 담당 임원 등 부사장·전무급 7명의 보직 인사도 단행했다.
승진 임원 규모는 예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사장단 인사나 조직개편 등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필수 인원에 대해서만 승진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5년 말에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등 DS(부품) 사업 부문을 포함해 총 135명의 임원이 승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승진 임원 규모가 전년에 비해 줄어든 것은 정기 인사시즌이 아닌 상황에서 꼭 해야만 하는 인사만 했기 때문"이라며 "DS 부문은 아직 인사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세트 부문만 먼저 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등 DS사업 부문 임원 승진 인사는 오는 12일 발표된다.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르면 12일 임원 인사를 할 예정이다.
이번 삼성전자 임원 인사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예년보다 5개월가량 늦게 실시된 것이다.
삼성은 매년 12월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 승진 인사를 해왔으나 삼성 수뇌부가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지금까지 임원인사가 미뤄져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실시하지 못한 인사를 더이상 지체할 경우 조직의 신진대사가 저하될 것을 우려해 이번에 인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은 3월 1일 자로 직원 승격 인사를 하면서 기존 7단계였던 직급을 4단계로 단순화하는 인사제도 개편안을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사장단 인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동안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 사태와 관련해 CEO(최고경영자)가 전영현 사장으로 교체된 삼성SDI를 제외하고는 삼성의 다른 주요 계열사 중 CEO가 바뀐 곳은 없다.
삼성 사장단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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