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韓새정부 출범하자마자 '대북압력 강화하라' 딴지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한국의 새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한일합의를 준수하고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라고 요구하는 등 갖가지 주문과 훈수를 쏟아내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11일 국회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 출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와 관련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북한에 대해 한일, 한미일이 안전보장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미가 있는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진중한 의사와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전체의 대응을 한국의 새 정권에 이해시키고 싶다"며 "북한 문제에 공조 대응하도록 (한국 새 정부에 대한) 설득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그러면서 "제대로 국제사회가 협력해서 압력을 거는 것이 중요하다. 유엔을 비롯해 다양한 틀에서 관계국이 연대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외무상의 이날 발언은 막 출범한 한국 새 정부의 대북 정책에 개입하며 과하게 딴지를 건 것으로 평가된다. 일개 각료가 자국의 정상과 문재인 대통령이 통화도 하기 전에 이런 발언을 한 만큼 한국에서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 여론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의 대북, 대일 정책을 흔드는 일본측의 발언이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쏟아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의 여당 자민당이 이날 당내 외교 분야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한 '외교부회'에서도 문 대통령의 대북 융화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외교부회 참석자들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는 와중에서 한국이 과도하게 융화정책을 취하면 압력 강화라는 국제사회의 흐름에 역행할 수 있다", "한국의 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압력 강화에 연대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이 나왔다.
이들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의 한일합의 재교섭 공약에 대해 "재교섭은 있을 수 없으니 착실하게 (한일 합의의) 이행을 요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0일 문 대통령의 취임 첫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일합의에 대해 "한일 양국이 책임을 갖고 시행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계속해서 한국측에 끈질기게 모든 기회를 활용해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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