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통해 만나고 느끼다' 이주민-원주민 갈등 해결

입력 2017-05-11 13:42
'문화 통해 만나고 느끼다' 이주민-원주민 갈등 해결

제주 세계문화정상회의, 캐나다 도시의 사회통합 프로젝트 눈길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2017 제2회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문화정상회 이틀째인 11일 공공공간 활용을 통해 문화 다양성을 지키고 이주민과의 사회통합을 이뤄낸 캐나다 보드뢰이-도리옹 시의 사회통합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었다.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UCLG 문화정상회의 동시세션 '도시계획과 공공공간 : 문화를 위한 공간'에서 미셸 발리 캐나다 퀘벡주 보드뢰이-도리옹 시 문화국장은 이민자 증가로 인구가 급격히 불어난 도시 보드뢰이-도리옹에서 문화를 통해 성공적으로 사회통합을 이뤄낸 사례를 선보였다.

그는 "이민자의 증가로 불과 몇 년 만에 1만여 명이던 인구가 3만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문화를 통한 사회통합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했다"라며 'JE SUIS'(프랑스어로 '나는')라는 사회통합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JE SUIS'는 만남을 통해 타인을 알게 되고, 타인에 대한 앎을 통해 존중에 이를 수 있다는 기본적인 생각에서 출발한다.

미셸 발리 문화국장은 "도리옹에는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온 많은 사람이 있다. 이들이 우선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기를 바랐다"며 "재즈 페스티벌과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이민자들이 자신의 전통 옷을 입고 무용을 선보이는 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를 통해 캐나다의 영토를 발견하고, 그들의 자부심을 고취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사회통합을 위해 공공공간에서 50여 개의 문화활동을 진행하고, 문화활동에서 소외당할 수 있는 청소년과 노인들을 배려했다.



미셸 발리 국장은 "많은 사람이 이러한 프로젝트를 왜 하는지 반문했지만 결국 다양한 문화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원주민과 이주민)이 만나고 서로를 발견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최근 타지역에서 제주로 보금자리를 옮긴 많은 정착주민이 원주민과의 관계 맺음과 배타적인 지역감정에 어려움을 느끼는 제주 현실에 적잖은 시사점을 준다.

이번 동시세션은 UCLG 문화위원회 '파일럿 시티' 프로그램 전문가인 안토인 길베르트를 좌장으로, 파울로 파이스 프랑스 릴 유럽광역도시 국제관계 책임자, 드웨인 사마리스타 필리핀 마카티 시 프로젝트 담당관, 안드레아 말퀸 에콰도르 쿠엔카 문화국장, 이승택 제주 도시재생지원센터장 등이 연사로 나서 발표했다.

파울로 파이스 국제관계 책임자와 드웨인 사마리스타 담당관은 각각 프랑스 릴과 필리핀 마카티 시에서 공공공간을 활용해 지역주민이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한 사례를 설명했다. 안드레아 말퀸 문화국장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에콰도르 쿠엔카 시에서 문화유산을 보존하면서 도시계획과 공공장소의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이승택 제주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기존 공간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동시에 침체한 제주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원도심재생 프로젝트의 진행에 관해 설명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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