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복당 재논의 방침에 홍준표 "당권 눈멀어 당 분열말라"(종합2보)
바른정당 탈당파 복당·친박 징계해제 논란 놓고 정면충돌
정우택 "대선 떨어졌는데 당권 도전하는 건 모양새 안 좋아"
이철우 "복당 미루면 대분열 초래…찬밥·더운밥 가릴 때 아냐"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정아란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선후보와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바른정당 탈당파들의 일괄 복당 논란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정 권한대행이 당내 반발 여론을 의식해 비대위를 열어 이 문제를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일괄 복당과 친박(친박근혜) 징계해제를 주도한 홍 전 후보가 이를 비판하면서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이 문제가 대선 패배 책임론과 차기 당권 전쟁으로까지 비화하면서 두 사람을 축으로 한 당내 갈등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홍 전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 우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 복원된 한국당을 더욱 쇄신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동단결해야 한다. 천하대의를 따르는 큰 정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전 후보는 오후에 페이스북 글을 수정해 이 두 문장 사이에 "당권에 눈이 멀어 다시 한국당을 분열시키는 어떠한 행동도 옳지 않다"는 언급을 추가했다.
이는 정 권한대행을 겨냥해 오는 6∼7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포석 차원에서 재논의를 요구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후보는 지난 6일 기자회견 후 자신의 일괄복당·징계해제 지시와 관련해 "정 권한대행이 60∼70명을 당협위원장으로 새로 임명해서 입장이 곤란한 모양"이라며 비대위 소집에 불응한 정 권한대행을 비판한 바 있다.
홍 전 후보는 또 "이번 대선을 계기로 보수우파 대통합을 국민 여러분께서 해줬다"며 "'패션좌파'에 불과한 바른정당의 배신정치는 지방선거, 총선을 통해 앞으로 자연스럽게 국민 여러분이 정리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 전 후보의 지시로 복당·징계해제 실무작업을 주도한 이철우 전 사무총장도 보도자료를 내 "바른정당 탈당파들의 복당을 미루면 당의 화합과 보수우파의 대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며 "지금 우리 당이 찬밥, 더운밥 가려 먹을 때가 아니며, 오겠다는 사람을 막거나 가릴 정도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각을 세웠다.
이 전 총장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정파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대선 이후에도 친박, 비박을 따지거나 당권 도전의 유·불리를 계산하면 보수우파는 몰락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 권한대행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문제를 당권 차원에서 보지 말아달라"며 "제가 홍 후보와 당권 싸움을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맹세코 그럴 생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당화(私黨化) 때문에 패권주의가 나온 것인데 공당이 한 개인의 말 한마디에 움직이는 시대는 지났다"며 홍 전 후보의 '당무 우선권' 발동을 비판했다.
그는 홍 전 후보의 '당 분열' 발언에 대해 "당의 내분을 누가 일으킨 것인데, 누가 이 당을 수습해왔는데…"라며 억울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앞서 정 권한대행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무효 소송을 내겠다는 의원부터 바른정당으로 나간 사람들에 대해 마음에 앙금을 가진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며 비대위 재논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홍 후보는 지지를 더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은데 그때 조치가 지지율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나타났다"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로 지지율이 더 가고 홍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된 요인 중 하나라고 많이 이야기한다"고 언급, 대선 패배 책임론까지 제기했다.
또한, 정 권한대행은 "홍 후보가 저한테 누차 '이번에 만약 당선이 안 되면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 막 대선에서 떨어졌는데 당권 도전하겠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당권 문제와 관련해 역공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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