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포털 'AI 대전' 시작…네이버 클로바 앱 곧 출시(종합)
카카오는 7월 AI앱 발매…양사 AI 스피커도 비슷한 때 나와 각축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전면전에 불이 붙었다.
두 포털은 모두 차기 성장 동력을 AI로 낙점한 만큼, 초기 시장 선점을 두고 각축이 치열할 것으로 예측된다.
네이버는 이르면 12일 일본 자회사 라인과 개발하는 주력 AI '클로바'의 앱(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을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용으로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용 앱장터에서 심사가 진행돼 출시가 임박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 발매일을 아직 얘기하긴 어렵고 13일 이후가 될 수도 있다. 앱은 베타(시험판) 버전이며 네이버 AI 서비스의 첫 모습을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올해 7월 인공지능(AI) 서비스 앱을 출시하고 이어 3분기 이내에 AI 기반 스피커를 발매한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클로바 앱에 이어 올 여름께 AI 스피커 '웨이브'를 내놓는 만큼 같은 분야에서 '진검 승부'를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는 11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챗봇(AI 기반의 메신저 로봇) 등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카카오의 본질"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임 대표는 이어 "카카오 AI에 카카오톡, 멜론(음원 서비스), 다음 뉴스, 카카오택시, 내비게이션 등을 연동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생활의 혁신이라는 목표를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회사는 카카오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챗봇과 AI 스피커 등을 묶어 '음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결국 AI가 전기나 물 같은 인프라(기반시설)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인 만큼 여기서 카카오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통적 맞수지만 검색·쇼핑(네이버)과 콘텐츠(카카오)로 주력 매출원이 명확하게 나눠져 최근 수년 동안 같은 분야 우위를 두고 경쟁을 벌인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AI가 검색·상거래·콘텐츠·메신저 등 온라인 서비스 전 분야에서 대세가 되면서, 네이버·카카오 양사로서는 AI 주도권 확보가 절실해진 상태다. 두 회사는 올해 초 네이버랩스와 카카오브레인이라는 연구개발(R&D) 자회사를 출범해 AI 개발에 공격적 투자를 벌이고 있다.
AI 경쟁 때문에 네이버·카카오는 무형의 서비스·소프트웨어(SW)에 집중한다는 원칙을 깨고 하드웨어(HW) 업종으로까지 진출했다. 스피커 기기 발매를 위해 외부 업체와 협업해 자체 브랜드로 HW 제품을 내놓게 된 것이다.
네이버가 HW를 출시하는 것은 창사 후 처음이다. 카카오는 합병했던 포털 다음이 2012년 스마트 TV 셋톱박스 '다음TV 플러스'를 시판한 적이 있지만, 이는 사업 다변화를 노린 시제품 성격이 강해 현재의 AI 스피커와는 위상이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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