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우완 송승준, '먹튀'에서 '천군만마'로
선발 등판 3경기에서 3승에 평균자책점 0.93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우완 투수 송승준(37)의 부활이 예사롭지 않다.
선발로 등판한 3경기에서 전승이다. 프리에이전트(FA) '먹튀' 오명으로 얼룩졌던 지난해의 설움을 털어낸 극적인 반전이다.
송승준은 지난 10일 대전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 5⅔이닝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8-1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3연패 사슬을 끊었고, 송승준은 시즌 3승(1홀드)째를 채웠다. 평균자책점은 3.16까지 내려갔다.
특히 송승준은 선발로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승수를 쌓았다. 선발 등판한 경기로만 한정하면 19⅓이닝을 던져 2점만을 내줬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0.93이다.
쾌조의 상승세는 지난 시즌 부진에 비춰볼 때 더욱 두드러진다. 송승준의 2016년은 가혹했다.
송승준은 2015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40억원이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거액의 FA 계약을 맺고 롯데에 잔류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송승준은 지난해 10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8.71에 그치며 극심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송승준은 2007년 KBO리그 데뷔 후 2015년까지 9년 연속 110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2008년부터 2013년까지는 6년 연속 150이닝 이상을 던졌다.
2009년에는 3경기 연속 완봉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1995년 이후 14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2010년에는 데뷔 후 최다인 14승을 올렸다.
롯데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명성은 지난해 부진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1승짜리 투수로 전락한 송승준은 롯데 부진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욕하는 팬들 때문에 외출하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송승준은 불평하는 대신 "팬들의 마음을 되돌려야겠다"고 다짐하고 착실하게 올 시즌을 준비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이를 악물었지만, 송승준의 구위에 대한 물음표는 사라지지 않았다. 송승준은 불펜 투수로 개막을 맞았다.
송승준에게 기회가 온 것은 지난달 25일 한화전이었다. 선발 김원중이 난조를 보이자 휴식을 주는 차원에서 송승준에게 임시 선발의 임무가 떨어진 것이다.
송승준은 당시 경기에서 5⅔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내친김에 지난 2일 kt wiz전에서는 8이닝 무실점 호투로 또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송승준은 자신의 첫 승 상대였던 한화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자신의 3번째 승리를 따냈다.
우천으로 인해 등판일이 하루 연기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간 점이 인상적이었다.
송승준의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46㎞를 찍었다. 빠른 공이 살아나자 주무기인 포크볼의 위력은 배가됐다.
송승준의 올 시즌 목표는 "팀에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송승준은 팀에 민폐는커녕 '천군만마'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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