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 끝내려면 피자 어때?"…피자헛, 팔'지도자 조롱 뭇매
페이스북 홍보물용 사진 올렸다 삭제…피자헛 불매 운동 벌어지기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국제 프렌차이즈 음식업체 피자헛이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의 단식투쟁을 이끄는 파타운동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를 조롱하는 홍보물을 올리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피자헛은 즉각 공개 사과를 했지만, 일부 팔레스타인인들과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이 사진을 퍼 나르며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일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피자헛은 팔레스타인 지도자 바르구티가 몰래 음식을 먹는 장면이라며 이스라엘 교정 당국이 공개한 동영상의 한 장면을 캡처해 페이스북 홍보물용 사진으로 제작했다.
문제는 이스라엘 피자헛 측이 이 사진 속에 히브리어로 '바르구티, 단식 농성을 중단하려면 피자가 더 낫지 않겠느냐?'라는 문구와 함께 피자헛 로고가 새겨진 박스를 합성해 그 사진에 배치하면서 불거졌다.
바르구티는 현재 이스라엘 내 교도소에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 재소자 1천500여명의 단식투쟁을 주도한 인물로, 논란의 영상을 보면 그가 옥중에서 쿠키와 초코바를 먹는 장면이라고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이 홍보용 사진이 공개되자 팔레스타인인들과 일부 네티즌들은 "수감자의 인간성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피자헛을 맹비난했다.
그러자 피자헛 인터내셔널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를 표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피자헛 인터내셔널은 "이스라엘 지점은 그 사진을 즉각 지웠으며 우리는 그 사진이 초래한 상처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피자헛 불매 운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피자헛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수감자의 단식 농성을 조롱하는 피자헛은 악마" 등의 표현을 써 가며 온라인에서 '피자헛 보이콧'을 전개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교정 당국은 바르구티라는 인물이 교도소 내 화장실로 들어가 몰래 음식을 먹는 장면이라며 지난 7일 해당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바르구티가 단식 농성 돌입 직후 이감된 키숀 교도소에서 찍은 동영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재소자위원회 에삼 카라카 위원장은 바르구티를 압박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조작한 것이라며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 교도소 내 팔레스타인 재소자 1천500명은 독방 수감과 행정 구금 중단, 재소자 권익과 면회 절차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7일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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