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붉힌 한선화 "힘든 시기 후 연기 기회…복 받은 것 맞죠"
'자체발광 오피스' 종영 인터뷰…"지나와 기택은 해피엔딩"
"시크릿 재결합? 좋은 분위기에서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엄마도 드라마 모니터링하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렇게 연기하고 싶어하는 신인 배우들이 많은데 저는 복 받은 거라고요. 맞는 이야기죠. 신인들에게 미안한 감정도 있었는데, 그래서 연기를 못하면 안 되겠다는 책임감에 더 열심히 했습니다."
최근 종영한 MBC TV 수목극 '자체발광 오피스'는 배우 한선화(27)가 아이돌 '시크릿'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뗀 후 도전한 첫 작품이다. 그는 극 중에서 하지나 역을 맡아 도기택(이동휘 분)과 가난한 청춘의 애틋한 사랑을 그려내 호평받았다.
한선화는 10일 서울 삼청동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이돌 이미지를 지워야겠다는 부담은 없었다"면서도 "굉장히 중요하면서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인터뷰 중간중간마다 눈물을 보여 그간의 심경을 드러냈다.
특히 MBC '장미빛 연인들'(2014∼2015)과 '빙구'(2017) 사이에 있었던 공백기가 '초보 연기자'로서 가장 힘겨운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집 앞 공원에 앉아 점심때 커피 마시러 가는 직장인들을 보며 운 적도 많았다고 한다.
"가수를 할 때는 1주일에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바빴는데 갑자기 쉬게 되니 정체성에 혼란이 들었어요.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무엇을 하고 놀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멍청이'가 된 것 같았죠. 그러다 서현진 선배님이 '또 오해영' 종영 후 한 인터뷰를 봤는데 '슬럼프를 이겨내려고 했다기보다는 그냥 버텼다'는 답변이 와 닿았어요. 저도 그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버텼어요."
'빙구'로 시동을 건 후 본격적으로 부딪힌 '자체발광 오피스'도 만만치는 않았다. 오피스 생활을 해본 적도 없을뿐더러, 기택과의 로맨스도 원래 성격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주변에 아직도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들을 많이 이해하게 됐다"며 "또 저는 남자가 배경이 어떻든 한 번 빠지면 '올인' 하는 스타일인데, 지나는 기택과의 결혼을 고민하는 부분이 이해가 안 됐다. 그래도 이동휘 선배님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점점 몰입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에서 지나와 기택은 '열린 결말'을 맞았다. 기택은 위암 2기 판정을 받고 지나를 떠나려 했지만 지나는 결국 그의 곁을 지켰다. 수술이 잘됐는지, 둘이 결혼에 성공했는지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선화는 "시청자가 해피엔딩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자체는 호평받았지만 시청률은 7%대에서 마무리됐다. 그래도 한선화는 시청률보다 남은 게 많다고 강조했다.
"PD님이 연출 데뷔작인데 이렇게 건강하고 밝은 드라마를 만들어내셔서 축하하고 싶어요. 물론 시청률도 높게 나왔으면 더 기뻤겠지만, 현장 분위기가 참 좋아서 남는 게 더 많았어요. 시즌2 이야기도 나오던데, 나오면 저도 정말 좋겠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연기의 길에 발을 내디딘 한선화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대한 비판이나 편견도 '현실'로 받아들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가수도 연기자도 감정을 표현해내는 직업이라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며 "가수는 무대에서 표현하고 연기자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다. 아이돌 오디션을 보기 전에 연기 오디션도 같이 봤는데 연기를 배운 적이 없어도 느끼는 바를 얼굴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크릿'의 모습은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걸까. 한선화는 이번에도 '열린 결말'을 택했다.
"저도 그런 기회가 있을지 궁금한데, 있으면 좋겠죠. 뭐든지 하려고 마음먹으면 신기하게 환경이 다 맞아 떨어지잖아요. 좋은 분위기에서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예 안 해야지 마음먹은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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