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일본에 전통 한식 '음식디미방' 보급하는 조선옥 씨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 "한식을 전공한 일본인·재일동포 제자들과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요리를 선보이려 서울국제푸드그랑프리에 도전합니다."
일본 도쿄에서 한식 요리사 1천여 명을 양성한 재일동포 한식 명인 조선옥(50) 요리연구원(도쿄 소재) 원장이 오는 11∼13일 서울 서초구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열리는 '서울국제푸드그랑프리'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조 원장은 1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선 중기 여류 문인으로 최초 한글 요리책인 '음식디미방'을 쓴 장계향의 요리를 후손인 조귀분 씨로부터 전수받아 일본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음식 맛을 아는 법'이란 의미의 '음식디미방'에는 51종의 술 빚는 법 등 146가지 영남지방 양반가의 요리법이 자세히 담겨있다.
그는 지난 2월 일본 아오모리현 이라카와시에서 일식 요리 관계자 등을 초청해 '음식디미방 전시 및 시식행사'를 열었고, 지난달에는 도쿄에서 음식 파워블로거를 초청해 '음식디미방' 요리를 소개하기도 했다.
장계향의 후손이 사는 경북 영양군의 홍보대사이기도 한 조 원장은 '음식디미방'에 빠져든 이유에 대해 "천연의 효소와 조미료를 중시하는 데다 먹는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한 식재료 선별과 조리법을 강조하는 점이 내가 추구하는 요리법과 맞았다"고 밝혔다.
이어 "웰빙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취향에도 딱 맞는 음식으로 전통의 재현이 아니라 재발견"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옥요리연구원은 지난 2월에 영양군과 '음식디미방 세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국가 문화재 지정과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일한농수산식문화협회장으로 양국의 음식과 식자재 교류에 힘써온 그는 "음식 재료를 골라 요리 후 장식을 해서 내오는 과정 하나하나를 까다롭게 추구하는 일식과 '음식디미방'은 닮은 점이 있어서 배워보려는 일본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하반기에 도쿄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음식디미방' 요리강좌를 열고, 연말에는 책을 일본어로 번역해 발간할 계획이다.
그는 "푸드그랑프리에서 '음식디미방'에 소개된 요리로 조·중·석식 요리와 주안상, 다과상 등을 선보인다"며 "요리에는 국경이 없으며 식문화를 통해 한일 양국 간의 거리를 좁히는 일이기에 모두 자부심을 갖고 참가한다"고 말했다.
한의학에 기초한 약이 되는 음식을 가리키는 약선(藥膳)요리를 시작으로 궁중요리, 전통요리, 떡 등 다양한 한식을 섭력한 조 원장은 일본에서 한식 관련 방송 출연을 비롯해 한국 요리 이벤트나 한식 문화 강연 단골 출연자로 활동하는 '한식전도사'다.
최근에는 일한농수산식문화협회를 통해 '한식소믈리에' 자격 과정을 만드는 등 일본인 한식 전문가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wakar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