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약 스타틴, 다발성 경화증에 효과 있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주는 약인 스타틴(statin)이 중추신경계 질환인 다발성 경화증(MS: multiple sclerosis)에도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본격적인 임상시험이 영국에서 시작된다.
다발성 경화증은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산발적으로 공격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평형, 운동, 시력, 언어, 감각, 성 기능, 배뇨, 배변 장애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현재 완치방법은 없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신경학 연구소(Institute of Neurology)는 MS 환자 1천180명을 대상으로 스타틴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3상 임상시험을 전국 30개 의료기관에서 6년에 걸쳐 진행한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 등이 9일 보도했다.
이들에게는 심바스타틴 또는 위약이 투여되며 누구에게 진짜 또는 가짜 약이 투여되는지를 환자 자신과 의사가 모두 모르는 이중맹(double-blind)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 대상은 현재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는 2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secondary progressive MS) 환자들이다.
MS의 일반적인 유형은 여러 증상이 나타났다가 완화되고 다시 재발됐다 완화되는 재발-완화 반복성 다발성경화증(relapsing-remitting MS)이다.
이런 반복적 과정이 오래 반복되다 보면 신경계의 손상이 누적되고 회복은 더뎌지면서 만성 퇴행성 질환처럼 증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데 이를 2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이라고 한다.
UCL 신경학 연구소는 앞서 2014년 MS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스타틴의 2상 임상시험을 2년 동안 진행했었다. 환자들에게는 심바스타틴의 높은 용량인 80mg짜리가 투여됐다.
2년 후 뇌 MRI 결과는 뇌가 위축되는 속도가 스타틴 그룹이 연간 0.3%로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의 0.6%보다 절반이나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 그룹은 실제로 신체장애의 정도도 개선됐다. 고용량이 투여됐지만, 내약성도 양호했다.
초기 단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1상 임상시험에서는 스타틴을 복용한 그룹이 뇌 병변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스타틴이 신경계에 대해 염증을 억제하고 신경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2상 임상시험 진행을 맡았고 이번 3상 임상시험을 총지휘할 UCL 신경학 연구소의 제러미 채터웨이 박사는 밝혔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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