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원통과' vs '韓 한 팀만 생존' ACL서 엇갈린 희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한국 K리그 팀들과 중국 슈퍼리그 팀들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10일 일부 팀들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미 한국 4개 팀과 중국 3개 팀의 운명은 결정이 났다.
장쑤 쑤닝, 상하이 상강, 광저우 헝다 등 중국 팀들은 전원 16강행을 확정 지은 반면 FC서울, 수원 삼성, 제주 유나이티드, 울산 현대 등 한국 팀 중에는 제주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아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 3월 한국 국가대표팀이 중국 창사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한 데 이은 충격이다.
중국이 최근 2~3년새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무서운 기세로 세계적 이름값의 선수와 감독들을 영입할 때만 해도 중국 리그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고 지켜보는 시선이 있었다.
지난 시즌 전북 현대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카를로스 테베즈 등을 데려온 상하이 선화가 탈락할 때만 해도 중국 축구는 '모래 위에 쌓은 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이번 대회 조별리그 뚜껑을 열어본 결과 중국의 투자 효과는 명확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서울과 제주가 각각 상하이와 장쑤에 패한 것을 시작으로 반환점이었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찌감치 양국의 명암이 갈렸다.
작년 K리그 클래식 우승팀으로 최근 4년 사이에 3번이나 4강에 올랐던 서울이 F조에서 초반 3전 전패한 것은 특히 충격이었다.
골잡이 아드리아노가 중국 2부리그 스좌장 융창으로 이적하고, 미드필더 다카하키가 FC도쿄(일본)로 돌아간 공백이 컸다.
반면 상하이는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헐크에 이어 첼시의 주전 미드필더 오스카를 영입한 효과를 보며 F조 3전 전승을 거뒀고,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는 장쑤도 H조에서 3연승했다.
슈퍼리그에서 1승도 없이 최하위에 머물러 경질설이 돌았던 장쑤 최용수 감독의 유임 배경 중 하나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선전이었다.
결국 6차전을 치르기도 전에 서울과 울산은 이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반면 장쑤와 상하이는 16강행을 결정지었다.
9일 열린 6차전에서 광저우와 수원이 비기면서, 결국 광저우마저 G조 2위(승점 10)로 16강에 올랐고 수원은 3위(승점 9)로 고배를 마셨다.
제주가 감바 오사카(일본)를 2-0으로 격파, 자력으로 16강에 오른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권순태(가시마)는 "지난해와 비교해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국 슈퍼리그 팀"이라면서 "중국 팀들은 선수와 감독에 매우 많이 투자했다. 이번 대회에서 모든 중국 팀들이 잘하고 있고, 매우 강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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