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 수색 40일만에 사실상 종료…가족 "포기 안돼"

입력 2017-05-09 13:58
스텔라데이지 수색 40일만에 사실상 종료…가족 "포기 안돼"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김선호 기자 = 남대서양에서 실종된 한국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와 선원 22명을 찾는 수색작업이 10일 새벽 사실상 종료된다.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중국으로 항해하던 중 3월 31일 "물이 샌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소식이 끊긴 지 40일 만이다.

필리핀인 선원 2명은 구사일생으로 구명벌(구명뗏목)을 타고 있다가 구조됐지만, 선장 등 한국인 선원 8명과 필리핀인 14명의 생사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수심이 3㎞가 넘기에 침몰 선박도 발견하지 못했다.



외교부는 9일 실종 선원 가족 대표에게 "우루과이해상구조본부(UMRCC)가 수색자원의 한계 등을 고려해 10일 자로 통항선박 위주 수색체제로 전환한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실종 초기에는 각국의 군함과 군용기가 투입됐으나 4월 중순 모두 철수하고, 이후에는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이 동원한 선박과 인근 해역을 지나는 국적선 중 해수부의 요청을 받아들인 선박만 참여했다.

5월 1일부터 기상악화로 수색작업을 중단했다가 5일 오후 재개한 뒤 폴라리스쉬핑이 동원한 상선 1척과 예인선 1척이 침몰 추정해역을 수색했다.

하지만, 상선은 8일 떠났고 예인선도 10일 수색을 종료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폴라리스쉬핑이 한국선주협회에 요청해 한국 관련 선박이 침몰 추정해역을 지날 때만 찾아보는 통항선박 수색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폴라리스쉬핑은 "10일 오전 4시부터 현장수색을 종료하고 사고 지점 인근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의한 통과수색 등 장기 수색체제로 전환한다"며 "앞으로 우루과이해상구조본부가 종료를 선언해도 선사 차원에서 당분간 통과수색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선사가 선박을 계속 투입하면 현장수색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더이상 선박 동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폴라리스쉬핑은 실종 가족들에게 이달 3일 "국내법상 실종선원 보상금과 회사 측의 특별위로금을 포함한 승무원 가족 보상 전반에 관한 협의를 개시하고자 한다"며 "보상을 원하는 분들과는 원만히 보상할 예정이고, 원하지 않으면 법적 절차를 밟게 된다"고 통지했다.

이 회사는 5일부터 서울에 머무르는 실종자 가족에 대한 호텔과 식사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실종자 가족들은 같은 날부터 서울 남대문 인근 폴라리스쉬핑 사무소 앞 인도에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사실상 수색종료 통보에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가족 대표 허경주씨는 "이렇게 급하게 수색을 종료하겠다는 통보를 들어 무척 당황스럽다. 선사나 외교부가 새 정부 출범 전에 급하게 수색을 그만두려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늦게나마 위성촬영을 시작한 지금 수색구역을 제대로 촬영해 충분히 확인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수색을 종료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폴라리스쉬핑은 유조선을 개조한 화물선 19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스텔라데이지호는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스텔라유니콘호는 4월 2일 항해 중 선체에 틈이 벌어져 긴급 대피했으며 스텔라퀸호는 평형수 교체 중 상갑판에 균열이 생겨 평형수가 솟구쳐 올랐다.

한국선급은 이날 브라질 폰타 다 마데이라항으로 검사관을 보내 스텔라퀸호가 계속 운항해도 될지 검사하고 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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