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현장] 산모·어르신·직장인…사정 달라도 "투표는 꼭"(종합)
대전·세종·충남 투표 순조…선관위, 교통불편지역 차량 제공
(세종=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이달 말 출산 예정인 박모(30·여·대전시 서구)씨는 9일 오전 무거운 몸을 이끌고 동네에 마련된 19대 대통령선거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가랑비가 오락가락하는 데다 전날부터 내려진 미세먼지 주의보가 오전 9시에야 해제됐을 정도로 외출하기엔 좋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뱃속 아이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발걸음 했다"고 그는 말했다.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후보가 좋다"는 세종시의 김모(77) 할머니는 이날 오후에 이웃과 함께 투표소로 향했다.
버스가 하루 4차례밖에 다니지 않는 면 단위 마을에 살고 있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하는 차량 덕분에 '단체 투표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온종일 차량에 동승했던 이 지역 선관위원은 "오전에 날씨가 궂은 탓에 오후에 차량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아무런 탈 없이 일정을 잘 마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시 공휴일인 데도 각자의 사정으로 출근했던 직장인들은 오후 5시 이후 투표소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대전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최모(41)씨는 "사전투표일에는 외국에 있느라, 오늘 새벽에는 출근 시간이 빠듯해 미처 투표하지 못했다"며 "합리적인 분이 당선됐으면 하는 마음인데, 저녁에라도 투표하게 돼 다행"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일제히 시작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는 대전·세종·충남 지역에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궂은 날씨에도 1천149곳의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우산과 마스크를 쓴 유권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6시 현재 투표율은 세종 76.7%, 대전 73.3%, 충남 68.4%를 보였다.
사전투표율 전국 1위를 기록했던 세종시는 전국 평균(72.7%)을 웃돌아 최종 투표율도 수위권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권자 투표 참여를 돕고자 선관위는 교통불편 지역에 거주하는 선거인에게 차량을 제공했다.
충남도의 경우 투표 편의 차량은 하루 대중교통 운행횟수가 6번 이내인 16개 구·시·군 224개 노선으로, 총 603회 운행했다.
공정성 시비가 제기되지 않도록 차량 앞쪽에 선관위 명의 '교통편의 지원 차량' 표지도 부착한다. 차량에는 공정선거지원단이나 읍·면·동 선관위원이 동승해 불법선거운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세종시 선관위도 장군·전의·전동·소정면 13개 노선에 차량을 배치했다.
장애인선거권자를 위해서는 지체장애인협회 차량과 시각장애인협회 차량을 활용해 교통 편의를 도왔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큰 사건·사고 없이 투표 사무가 이뤄지고 있다"며 "투표장에는 관공서나 공공기관이 발행한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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