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액션으로 재탄생한 아서왕 전설
영화 '킹 아서:제왕의 검'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마법사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 권력에 눈이 먼 보티건(주드 로 분)은 어둠의 마법사와 결탁해 형인 우서 왕(에릭 바나 분)을 죽이고 왕위를 차지한다.
아버지인 우서 왕의 희생으로 목숨을 구한 어린 아서(찰리 허냄 분)는 자신의 출신도 모른 채 사창가를 떠돌며 성장한다.
형을 밀어내고 왕좌를 차지한 보티건의 폭정으로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이에 지친 백성들 사이에서는 바위에 꽂힌 검 '엑스칼리버'를 뽑는 자가 진짜 왕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다.
성인이 된 아서는 자신도 모르는 어떤 힘에 이끌려 이 검을 뽑게 되고 이때부터 그의 삶은 완전히 뒤바뀐다.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은 아서는 반란 세력의 중심이 되어 자신을 제거하려는 보티건과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된다.
아서왕의 전설을 토대로 한 영화 '킹 아서:제왕의 검'은 거리에서 자라난 아서가 왕좌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각본 공동 집필과 연출을 맡은 가이 리치 감독은 익히 알려진 중세의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등장인물과 배경에 변화를 주고, 각종 특수효과를 활용해 판타지적 요소를 극대화했다.
카멜롯 대신 고대 영국의 수도인 론디니움이 주요 무대가 되고, 91ｍ 높이의 거대한 전투 코끼리, 마법사와 연결된 초대형 뱀, 세 개의 몸통과 수십 개의 다리를 가진 '사이렌' 등 상상 속 괴이한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아서가 검을 뽑아드는 장면이나 아서를 돕는 마법사 기네비어가 마법을 발휘하는 장면 등 특수효과를 통해 구현된 영상은 마치 게임 속 한 장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방대한 스케일의 전투 장면은 극장 좌우 벽을 활용해 삼면으로 상영되는 '스크린X' 버전을 통해 더욱 실감 나게 전개된다.
CJ CGV가 할리우드 제작진과의 협력을 통해 총 126분의 러닝 타임 중 30분가량의 분량을 '스크린X'로 제작했다.
가이 리치 감독 특유의 빠른 장면 전환과 쉴 새 없는 대사,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시점을 뒤섞는 연출, 이야기의 생략과 압축 등은 영화에 속도감을 주면서 뻔한 스토리 전개에서 올 수 있는 단조로움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특수효과를 통해 만들어낸 감각적인 장면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단조로운 스토리의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아서왕이 엑스칼리버를 손에 잡기만 하면 천하무적이 되는 탓에 그와 수많은 적과 벌이는 대결은 긴장감이 떨어진다.
아서왕 주변의 캐릭터는 살리지 못한 채 보티건과 아서왕의 대결에만 집중하다 보니 좀 더 다층적이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한 점도 아쉽다. 5월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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