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계도 마크롱 당선에 '반색'…"새 희망의 시대 시작"
"마크롱, 경제장관 시절 구제금융 협상서 그리스 편에서 중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신당 '앙마르슈'(En Marche·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39)이 압승을 거두자 그리스 정계도 여야를 막론하고 일제히 환호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8일 마크롱의 당선이 확정되자 "마크롱의 승리는 프랑스와 유럽에 있어 영감을 불어넣는 일"이라며 "우리는 그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 신민당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대표도 "마크롱의 대승을 환영한다. 프랑스에 새로운 현실주의와 희망의 시대가 오늘부터 시작된 셈"이라며 "그의 승리는 대중의 삶을 개선시키는 자유와 연대, 개혁을 위해 싸우는 모든 유럽 정치 세력의 승리이자, 선동 정치와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 국수적 고립주의의 패배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마크롱의 승리는 동시에 새로운 정치 세력의 탄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유럽통합의 이상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며 "유럽이 평화와 안정, 성장을 향해 나아가려면 여러 가지 직면한 도전에 용기있게 맞서야 한다. 곧 그리스 차례도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좌파당의 타나시스 테오하로풀로스 대표는 "마크롱의 승리는 친(親)유럽주의자와 민주주의자, 진보적 시민들에게 안도감을 가져왔지만 극우의 직접적인 위협은 아직 차단되지 않앗고, 국수주의 역시 뿌리째 패배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EU 내에서 교조적인 긴축이 아닌 성장 친화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도 성향의 정당 포타미는 "스스로를 좌파와 우파를 뛰어넘는 사람으로 규정한 젊고, 담대하고, 혁신적인 마크롱의 당선은 민주주의와 열린 사회를 옹호하는 시민들의 승리"라고 반겼다.
한편,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국제 채권단의 추가 긴축 요구를 거부하던 2015년 여름 구제금융 협상 당시 프랑스 경제장관이던 마크롱 당선인은 그리스에 혹독한 추가 긴축을 요구한 대부분의 EU 주요국 각료와는 달리 거의 유일하게 그리스 입장에 동조한 바 있어 그리스에서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그리스 재무장관은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마크롱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우려하며 (채권단에서 입김이 센) 프랑스와 독일 각료 중 유일하게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그리스 편에서 구제금융 협상 타결을 위해 중재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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