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들 "새정부 출범후 코스피 상승세 이어갈 듯"(종합)
"코스피 전망치 2,500선 상향조정 검토"
불확실성 해소·새정부 경기부양·글로벌 경기회복 '호재'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후 정책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호전되면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가 10일 국내 대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기관투자가, 큰손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19대 대통령 선거 이후 증시 전망을 취합한 결과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최고치를 더 높여나갈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적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불확실성이 대선 직후 걷히고서 새 정부의 정책 추진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호전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때마침 글로벌 경기가 동반 호전되고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기초여건이 탄탄해진 데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신흥국 중심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 각국 통화정책 등 글로벌 정책이 뒷받침되고,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할 수 있다. 여기에 외국인투자자 중심의 주식 매수 주체도 기관이나 개인으로 다변화하고 상승 종목의 범위가 넓어지면 증시의 상승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가치투자가'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투자자들은 대선 이후 불확실성 해소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 주식이 여전히 싸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며 "새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므로 코스피 수준 역시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전날인 8일 "새 정부에서 안보 불안 등 국가 위험을 해소하고, 구조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우리 증시가 더욱 활력을 되찾고 주가는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대선 이후 증시를 낙관적으로 제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경제 성장률, 수출실적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새 정부 정책 기대감에 외국인 매수 강도 등을 고려할 때 상승추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국내 증권가에선 올해 코스피 눈높이를 최대 2,500 안팎으로 올리는 등 전망치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새 정부 출범 후 정책 발표 시점이 과거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며 "증시는 방향이나 추세적인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상승세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경기와 실적이 좋아지고 있어 펀더멘털(기초여건)상 주식 상승세가 유지된다고 본다"며 "당선자가 새 정부를 구성하고 구체적으로 내놓는 정책 수혜주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주식 전문가는 앞으로 새 정부 정책 발표 기대감에 중소형 가치주와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장세를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정부 출범 때도 최소 1년 이상 정책과 맞물린 산업이나 기업이 증시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앞서 문 당선인 역시 "혁신 중소벤처기업들이 투자 자본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해 코스닥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투자자 보호를 고려하면서 미국의 테슬라 같은 기업이 국내에서 나올 수 있도록 창업 초기에 이익을 내기 어려운 유망한 혁신기업들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투자재원을 마련할 길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주식 농부'로 알려진 큰손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이사는 "대선 이후 4차산업 등 산업계 형태가 변화하면서 증시판도가 달라져 그동안 소외된 중소형 가치주와 코스닥종목들이 바닥 탈출 과정을 거쳐 예상외로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며 "정부 출범 허니문 기간은 1년 정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 역시 "과거에도 새 정부 출범 1∼3년차 사이엔 증시가 코스닥과 중소형주 중심으로 좋았다"며 "앞으로 중소기업 지원책이나 4차산업과 연관된 기대감 중심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가 앞으로 한 단계 고점을 높이고 강세흐름이 코스닥시장으로 옮겨가면서 투자 문화가 장기 낙관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허 부사장은 "7년간 1,800∼2,200에서 움직이던 코스피가 최근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를 탈피하고 있어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마인드가 낙관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그동안 오르지 않고 바닥에 깔린 주식이 경쟁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주식 투자 문화가 점차 장기 투자로 바뀌는 과정에 있고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는 자율지침) 도입으로 책임투자도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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