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대선 가늠자 '한국의 뉴햄프셔' 회복할까
(안양=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경기도 안양시가 '한국의 뉴햄프셔'라는 별칭에 걸맞은 대선 가늠자 역할을 회복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구 약 100만명의 미국 뉴햄프셔주는 대통령 예비선거가 처음 실시되는 곳으로, 이곳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경향 때문에 미국 대선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꼽힌다.
인구 약 60만명의 안양시 역시 제15∼17대 대선에서 안양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시 득표율도 전국 평균치와 비슷하게 나타나면서 '한국의 뉴햄프셔'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1997년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40.3%를 얻어 38.7%를 얻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승리한 제15대 대선 당시 안양시 득표율은 김 후보 41.0%, 이 후보 38.1%로 전국 평균치와 유사했다.
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승리한 2007년 제17대 대선 때도 후보별 전국 득표율과 안양시 득표율을 비교해 보면, 이 후보 48.7%(안양시 48.1%), 대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 26.1%(안양시 25.3%), 무소속 이회창 후보 15.1%(14.9%)로 유사한 분포를 보였다.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48.9%의 득표율로 46.6%를 득표한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될 때 안양시 득표율은 노 후보가 50.4%, 이 후보가 44.7%였고, 1992년 제14대 대선 당시 민자당 김영삼 후보가 41.5%로 33.5%를 얻은 김대중 후보를 누를 때 안양시 득표율은 김영삼 후보 35.3%, 김대중 후보 34.7%였다.
이런 전례를 근거로 2007년 제17대 대선 때 한 방송사는 인구 사회학적 구성 비율이 전국 평균과 비슷하고 후보별 득표율이 전국 평균치에 가장 근접해 있는 '대선 최고 적중지'로 안양시를 꼽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승리한 제18대 대선 때 안양에서는 박 후보에 맞섰던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51.7%를 득표해 박 후보의 득표율 47.9%를 앞서면서 '안양 = 한국 뉴햄프셔' 공식이 깨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양시 관계자는 9일 "안양시는 영남과 호남, 충청권 인구가 골고루 섞여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투표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22.28%(대구광역시)∼34.48%(세종특별자치시)의 큰 편차를 보인 이번 제19대 대선 사전투표에서 안양시 투표율은 27.1%로 전국 평균치(26.06%)와 약 1%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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