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당선에 유로존 미래 놓고 獨·佛 보혁갈등 예고

입력 2017-05-08 15:43
마크롱 당선에 유로존 미래 놓고 獨·佛 보혁갈등 예고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7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에서 '친(親)유럽' 을 앞세운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당선됐지만 그가 유로존 개혁을 강조하는 만큼 독일과 '보혁갈등'이 예상된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경제장관 출신인 마크롱 당선인은 유로존 통합을 강화하자며, 공동 예산을 운영하고 이를 금융투자 프로그램, 경제 위기 국가 지원에 활용하자고 제안해 왔다.

앞서 마크롱 당선인은 지난 1월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 연설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단일통화(유로화) 연합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유로화가 10년 이내에 사라질지 모른다"며 유로화를 '약한 독일 마르크화'에 비유했다.

그는 최근에도 프랑스 일간지와 인터뷰를 하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유럽연합(EU)을 현재대로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독일은 EU 개혁 및 유로존 강화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각 회원국이 공동의 규칙을 따르되 세수는 분리해 운영해야 한다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메르켈 정부는 현재 기득권에 반대하는 기조가 팽배한 상황에서 '유럽 연방' 수준으로 나아가려 할 경우 오히려 '반(反)EU' 포퓰리즘 세력을 자극할까 우려하고 있다.

독일 주요 정당인 기독민주당과 사회민주당 모두 오는 9월 선거를 앞두고 EU 통합 강화를 주장하지 않으며, 유럽의회 의장을 역임한 마르틴 슐츠 사민당 당수 겸 총리 후보도 '입조심'을 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유로존 강화' 주장에 표를 던지지 않으리라고 보기기 때문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역시 여론의 지지가 부족하다며 EU나 유로존을 더 깊이 통합하기에는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대해 유럽의 경제 싱크탱크인 '브뤼헐' 소속인 프랑스 경제학자이자 니콜라스 베롱은 "마크롱이 독일의 견해를 모르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만 "마크롱의 최종 목표는 국가 재정을 통합하는 게 아니라 유로존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의미 있는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유로존 예산이라는 그의 아이디어는 선수를 치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떤 수준에서든 논의가 진척되려면 EU 내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일의 협력이 필수다.

외르그 아스무센 전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마크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독일 내 협력자가 필요하다"며 "만약 그가 유럽에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국내 정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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