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선] 지방분권, 국정 핵심축 부상할까
문 당선인, 후보 시절 '지방분권 필요성 공감, 다양한 정책 약속'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새 정부는 앞으로 국정을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 지방분권을 중요한 정책의 한 축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그간 후보 시절부터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5일까지 문 당선인을 포함해 5명의 유력 후보에게 '시민이 만드는 지방분권개혁 8대 대선 의제'를 제시하고 공약채택 여부를 공개 질의했다.
문 당선인은 당시 후보 입장에서 8대 의제의 전반적인 취지와 주요 내용에 대부분 동의하며 공약으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각 의제의 세부 내용에 다소 이견이 있고 국민적 의견수렴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의제 채택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았다.
먼저 지방분권형 개헌에 관해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만들기로 하고 이를 위한 헌법 개정에 동의했다.
자치단체의 명칭을 지방정부로 고치고 국민발안제도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풀뿌리 주민자치 강화를 위한 주민자치회법 제정을 두고는 자치 행정권, 자치 입법권, 자치 재정권, 자치 복지권 등 4대 자치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관련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고 답했다.
강력한 지방분권추진기구 설치 문제에 관해서는 새로운 정부조직을 만들거나 개편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분권형 개헌,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 지방 이양 일괄법 제정 등 실질적인 지방자치와 분권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통령과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제2 국무회의를 도입해 국가균형발전 계획과 지역 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대답했다.
지방정부의 자율성 확대를 위해 자치입법권 등 4대 자치권을 보장하고 자치경찰제를 전국적으로 확대 도입하며 국세와 지방세 구조를 개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역대학 발전을 위해 문 당선인은 지방대학 육성 정책과 함께 학력차별 철폐, 기업 블라인드 채용, 지방 인재 및 계층선발 비율 확대 등 공정성 확보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진정한 지방분권을 요구하는 지역의 목소리가 비등한 가운데 문 당선인이 자신이 공언했던 이 같은 지방분권 해법들을 새 정부의 국정 패러다임에 어떤 식으로 녹여낼지 주목된다.
황한식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지금까지 대선 때마다 후보들은 한결같이 지방분권을 강조했지만 당선된 뒤로는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추진하지 않았다"며 "이번 대선에서 문 당선인을 포함한 모든 후보가 지방분권개혁 시민 의제를 공약으로 채택하기로 한 만큼 지방분권개혁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지방분권개혁 과정에 시민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영호남 8개 시도지사는 지난 2월 대한민국 미래 발전을 위한 지방분권형 개헌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를 문재인 당시 후보와 국회 등에 보냈다.
시도지사들은 지방자치제도의 실현을 위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과감하게 지방으로 이양하고 행정체제 개편과 국가균형발전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지방분권을 위한 지방의 요구는 시민사회단체로부터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방분권 전국연대 조직인 지방분권전국연대와 지역조직인 지방분권부산연대 등도 대선에 맞춰 지방분권형 개헌,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지역균형발전 등 지방분권 3대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재율 지방분권부산연대 상임대표는 "21세기형 국가발전 모델은 지방분권과 권력분산이 핵심이다"라며 "새 정부는 주민자치권, 자치 조세권, 자치 재정권, 자치 조직권 등 지방정부의 권한과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지방분권형 개헌을 정책 기조로 삼아 개헌 등 향후 정치 일정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과정에서 지방분권형 개헌을 제안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앞으로 대한민국호는 지방의 역할과 도움 없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없을 것"이라며 "지역으로부터의 자율성과 창의성에 바탕을 두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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