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수위, 플린에 '러 대사와 접촉말라' 사전 경고"
WP "인수위 안보팀장이 러 대사 CIA 인물파일 플린에 보여줄 것 요구"
경고 불구 키슬랴크 대사와 '제재해제' 통화 들통 경질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하지 말라."
지난해 미국 대선을 전후한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경질된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 보좌관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정권 인수위가 사전에 이같이 '경고'한 것으로 드러났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7일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플린에게 키슬랴크 대사와의 어떠한 대화도 감시대상이라면서 접촉 금지를 주문했다고 전 정부관리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런데도 플린은 지난해 12월 키슬랴크 대사와 전화통화를 해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이러한 사실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들통나 결국 2월 13일 경질됐다.
인수위 관계자들의 이러한 경고는 조지 W. 부시 정권 당시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트럼프 인수위의 국가안보팀장 마셜 빌링스레아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빌링스레아는 당시 플린이 키슬랴크 대사가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배경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접촉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키슬랴크 대사에 관한 중앙정보국(CIA)의 인물 파일을 플린에게 보여달라고 오바마 정부 관계자들에게 요구했다는 게 WP의 보도다.
빌링스레아는 플린이 키슬랴크 대사와 지속해서 접촉해온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CNN에 전했다.
앞서 플린은 12월 29일 오바마 당시 행정부가 러시아의 해킹에 의한 대선개입에 대한 보복 조치로 '대(對) 러시아 제재'를 발표한 당일 키슬랴크 대사와 통화하고 제재해제를 논의했다.
언론이 이 사실을 보도하자 플린은 사실확인에 나선 펜스 부통령에게 접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제재해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가 거짓으로 드러나 결국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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