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윤이가 주는 카네이션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입력 2017-05-07 15:55
"다윤이가 주는 카네이션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3년째' 어버이날마다 가슴 먹먹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

(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우리 다윤이가 주는 카네이션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눈물만 나네요."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세월호 미수습자인 단원고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얼마 전 어린 학생들이 가져온 꽃을 바라보며 한참을 울었다고 전했다.

박씨는 "곧 어버이날이라 학생들이 많이 고민하다가 가져왔다고 하더라. 고맙기도 하고 3년째 체취도 못 맡은 다윤이 생각이 더 나서 빨리 찾아 집에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수습자를 찾아 집에 돌아가기까지 매일 '4월 16일'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에게는 어린이날, 어버이날의 의미가 크지 않다.

하지만 어린 자녀와 연로하신 부모님 손을 잡고 목포신항을 찾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때면 꾹꾹 눌러왔던 사무친 그리움을 참기 힘들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바라보던 다윤양 아버지 허흥환씨는 "다윤이가 원래 콧대가 더 높았는데 딱 저만할 때 놀이터에서 다쳤다"고 회고했다.

의젓하고 차분하지만, 애교를 부릴 때는 천상 막내였던 다윤양의 이야기를 하는 사이 어느덧 허씨의 눈에는 흐르지 않는 눈물이 맺혔다.

카네이션을 달아주던 막내딸이 엄마·아빠 품에 돌아와 주면, 지난 3년간 챙겨드리지 못했던 할머니·할아버지·외할머니께도 가장 큰 선물이 될 것 같은 허씨의 마음이다.

목포신항에 머무르며 미수습자 수습 소식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조은화·남현철·박영인군 부모도, 권재근씨 큰형(권혁규군 큰아버지), 양승진 교사 부인도 같은 바람을 전했다.

일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떨어져 사느라 어머니께 해드리고 싶은 것이 더 많았던 이영숙씨 아들, 가장을 잃은 고창석 교사 가족 역시 마찬가지다.

3년을 넘게 기다려온 가족들은 20일째 이어지는 선체 수색에서 미수습자 수습 소식이 하루빨리 들려오길, 다른 가족들과 함께 희생된 가족을 '추모'할 수 있기만을 애타게 기원하고 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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