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미군 '폭탄의 어머니'란 명칭에 수치심"
"죽음의 폭탄에 생명주는 어머니를 왜 붙이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군이 최근 사용한 초강력 재래식 무기의 별칭 '폭탄의 어머니'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교황은 6일(한국시간) 학생들을 청중으로 한 강연에서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수치심을 느꼈다"며 "어머니는 생명을 주지만 그것은 죽음을 준다"고 말했다.
교황은 "우리는 그런 걸 어머니라고 부르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언급한 폭탄은 미군이 개발한 소형 핵무기급 폭탄이다.
정식 명칭은 'GBU-43/B 공중폭발 초대형폭탄'(MOAB·Massive Ordnance Air Blast Bomb)이지만 '모든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로 자주 불렸다.
미군은 지난달 13일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소탕한다며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 주에 이 폭탄을 사용해 표적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미국 정부는 브리핑 때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는 말을 사용했고 그에 따라 언론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별칭을 함께 적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24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날 예정이다.
교황이 난민과 이민을 포용하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만큼 정반대 견해를 고수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이 어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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