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덮친 미세먼지에 야구장도 '직격탄'

입력 2017-05-06 15:27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에 야구장도 '직격탄'

일부 선수는 마스크 쓰고 훈련 진행

지난해 KBO 규정 개정으로 미세먼지에도 취소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6일 한반도를 덮친 최악의 '중국발 황사' 영향으로 전국에 미세먼지 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졌다.

이 때문에 황금연휴를 맞아 '구름 관중'을 희망하던 야구장 흥행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기상청은 어린이와 노약자들에게 가급적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고, 시민들은 야외활동 계획을 줄지어 취소하고 있다.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최고의 '빅매치'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이 예정됐다.

원래라면 경기 시작을 앞두고 기대감과 흥분감이 뒤섞인 채 구장 앞이 야구팬이 북적여야 하지만, 이날은 평소 주말보다 눈에 띄게 인파가 줄었다.

좌석 판매에도 영향이 있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미세먼지 때문에 오늘 아침부터 약 900장 정도 취소 표가 나왔다. 취소된 표는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악의 미세먼지에 시민들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줄이고 있지만, 야구선수들은 끊임없이 불어닥치는 흙먼지에도 훈련을 진행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훈련을 지켜보며 "오늘 하늘이 탁하긴 하다. 바람도 많이 분다. 이런 날은 취소해도 되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두산 내야수 허경민 역시 유니폼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선수들은 (경기 중) 마스크를 쓸 수도 없다. 봄에 미세먼지 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오늘은 너무 심하다. 먼지 때문에 눈을 뜨기 힘들 정도"라며 고개를 저었다.





LG 선수단은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고 훈련을 진행했다.

내야와 외야에서 수비 훈련하는 선수는 마스크를 썼고, 배팅 연습 할 때만 벗는 식이다.

LG 포수 유강남은 "오늘 트레이너가 마스크를 나눠주셨다. 경기 중에는 보는 눈이 많아 쓸 수 없지만, 훈련 때라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BO 리그 규정에는 미세먼지로 경기를 취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원래는 황사특보(주의보·경보)에만 명문화됐는데, 지난해 규정을 개정해 '경기개시 예정 시간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어 있을 때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경기관리인과 협의해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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