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막강 사정기관…외교부 고위직도 지방 기율위 서기로 이동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외교부의 한반도 담당 고위급 책임자로 역대 최연소, 최장수 대변인을 지냈던 류젠차오(劉建超·53) 국가부패예방국 부국장이 저장(浙江)성 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이동했다.
6일 중국경제망 등에 따르면 최근 저장성 당위원회는 류 부국장이 저장성 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임명된 사실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했다.
이로써 류 부국장은 지난 2015년 9월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에서 국가부패예방국 부국장 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국제협력국 국장으로 승진 차출된 지 1년 7개월 만에 사정분야에서 또다른 자리를 잡게 됐다.
류 부국장은 그간 외국으로 도피한 부패 공직자와 기업인을 붙잡아 송환하는 이른바 '여우사냥' 작전에서 관련 국가와의 협력과 소통 임무를 맡았다. 그 사이 100대 해외 도피사범 가운데 40명을 체포해 송환했다.
이전에는 중국 외교부 역사상 최연소(37세)로 대변인에 임명돼 최장기인 9년간 '중국의 입' 역할을 했으며 필리핀·인도네시아 주재 대사를 거쳐 2013년 11월엔 최연소 부장조리에 오른 뒤 한반도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동안 외교부 부장조리 출신은 부부장(차관)으로 승진하거나 주요국 대사로 나가는 2가지 경로밖에 없었는데 류 부국장이 사정기관 이동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외교 소식통들은 "류 부국장의 차출로 해외 도피사범 송환 업무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앞으로 류 부국장이 연령상의 경쟁력을 더해 계속 고위직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권력이 강화되는 것과 함께 기율검사위, 감찰부 등 사정기관의 힘도 막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성(省)급 단위 기율검사위 서기직의 인사도 빈번해지고 있다.
류 부국장의 이동 외에 최근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스커후이(施克輝·56) 판공청 주임이 광둥(廣東)성 기율검사위 서기로, 뤄둥촨(羅東川·52) 안건심리실 주임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기율검사위 서기로 배치됐다.
텅자차이(騰佳材)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 부국장도 칭하이(靑海)성 기율검사위 서기로 이동하는 등 12개 성의 기율검사위 서기의 인사조정이 이뤄졌다.
이들 중 5명은 다른 지방과 인사교류 차원의 조정이었고, 나머지 7명은 중앙부처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온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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