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美폭스뉴스…이번엔 '사내 성차별' 피소

입력 2017-05-05 23:34
바람 잘 날 없는 美폭스뉴스…이번엔 '사내 성차별' 피소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보수 성향의 뉴스채널 폭스뉴스가 성희롱, 성차별 문제로 바람 잘 날이 없는 모습이다.

폭스뉴스는 간판 앵커였던 빌 오라일리(67)가 성희롱 추문 끝에 퇴출되고 방송편성 및 뉴스담당을 책임졌던 빌 샤인 전 공동사장이 물러나자마자 또 다른 사내 성차별 사건으로 소송을 당했다.



5일(현지시간) 의회전문지 더 힐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중동과 북아프리카 담당 라디오방송 기자 제시카 골로허는 성차별 사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로펌 '폴 와이스'와 접촉했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다는 취지의 소장을 뉴욕주 대법원에 제출했다.

뉴욕주 대법원은 전·현직 폭스뉴스 직원 11명이 최근 "불쾌하고 견딜 수 없는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폭스뉴스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낸 곳이다.

2008년부터 폭스뉴스에서 근무해 온 골로허는 2014년 정직원 계약을 체결했고, 그 계약이 오는 8월 종료될 예정이지만 지난달 성희롱·성차별 문제를 로펌에 제기한 뒤 사측으로부터 '계약종료 후 해고' 통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로허는 소장에서 성차별 문제에 관한 상담 날짜를 잡기 위해 4월 17일에 로펌 변호사에게 이메일을 보낸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상관인 미치 데이비스가 연락해 와 예산문제를 이유로 계약종료 후 해고를 통보했다면서 "폭스뉴스의 계약종료 결정은 명백한 보복행위이자 사내 또 다른 성차별 희생자의 입을 닫으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골로허는 구체적인 성차별·성희롱 사례와 관련해선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취재 때 자신에게 경험이 훨씬 적은 남자 기자의 보조역할을 맡긴 것은 물론 근무시간대와 관련해 불이익을 주고, 굴욕감을 주는 보도거리를 떠안겼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셀 수도 없이 많은 성차별 발언의 희생양이 된 것은 물론 다른 여직원들에 대한 상스러운 성차별 발언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폭스뉴스 측은 성명을 통해 "골로허의 주장은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폭스뉴스는 지난해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의 성희롱 사건으로 물러난 데 이어 지난달 오라일리가 같은 혐의로 퇴출당하면서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폭스뉴스 측이 에일스, 오라일리 두 사람의 성희롱 사건으로 날린 돈만 합의금과 퇴직금을 포함해 최대 8천500만 달러(약 966억 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s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