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컨슈머리포트 "레몬그라스·음파로는 모기 못쫓는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지난해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일부 국가에서 기승을 부리면서 벌레 쫓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업체들도 스프레이, 크림, 팔찌, 식물 등 다양한 종류의 벌레 퇴치제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으나 모든 종류가 효과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7일 미국 유력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미국 내 업계 소식과 직접 진행한 실험 등을 바탕으로 피해야 할 벌레 퇴치제 5종류를 가려내 소개했다.
컨슈머리포트는 먼저 정향이나 레몬그라스, 로즈마리 오일 등 자연적인 향을 활용한 벌레 퇴치제의 효과가 1시간 정도밖에 가지 않아 사실상 없다고 전했다.
자연 향은 화학물질이자 대표적인 곤충 기피제인 DEET의 대체재로 많이 활용되나, 전문가들은 DEET가 15∼30%만 함유된 제품은 임산부에게도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팔찌로 된 벌레 퇴치제, 음파로 벌레를 쫓는 제품 또한 컨슈머리포트의 실험 결과 크게 효과가 없었다.
컨슈머리포트는 "이러한 제품들을 생산하는 업체 중 일부는 과학적 근거 없이 자사 제품이 모기를 쫓을 수 있다고 광고해 미국 정부로부터 벌금 처분을 맞기도 했다"며 "특히 음파 제품들은 여러 과학적 연구들을 통해 모기를 오히려 끌 수도 있다고 알려진 바 있다"고 전했다.
벨트에 낀 후 메토플루트린 등 화학물질을 발산하는 제품들도 일반 스프레이식 벌레 퇴치제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토플루트린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신경독으로 분류한 물질이어서 조심해야 한다.
제라니올 향료를 사용하는 시트로넬라 향초와 디퓨저 등 또한 효과가 없었다.
선풍기가 차라리 효과가 좋았다. 선풍기를 틀면 적어도 주변에 있는 이들은 모기에 물릴 확률은 45∼65%로 줄었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 모기 관리 협회 소속 곤충학자의 말을 인용, "DEET를 활용한 제품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며 "모기가 애초에 번식하지 못하도록 습한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이 밖에 벌레 퇴치에 효과적인 성분을 소개했다.
컨슈머리포트는 "DEET, 레몬 유칼립투스, 이카리딘이 우리가 실험한 다른 모든 성분보다 효과가 좋았다"며 "다만 이 성분들이 많다고 효과가 더 좋은 것이 아니고, 이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다 해도 제품에 따라 효과 있는 정도가 달랐으니 평가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제품을 골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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