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D-10] ② 안방서 34년 만에 4강 신화 재현한다
1983년 대표팀 기적의 4강…1991년 남북단일팀은 8강 진출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한국 20세 이하 축구가 34년 만에 4강 진출을 노린다.
1983년 당시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멕시코에서 4강 신화를 기록한 이후 한 번도 오르지 못한 4강에 다시 오르겠다는 것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 개막하는 2017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최소한 8강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 4강전에 진출하면 우승도 가시권에 들어오는 만큼 그 이상의 성적도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 역시 4강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20차례의 U-20 세계 대회에서 4강은 한 번, 8강은 3번 올랐다. 16강에도 두 번 올랐지만,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적도 7번 있었다.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U-20 4회 대회의 기억은 아직 생생하게 남아 있다.
당시 6월 11일 몬테레이에서 열린 8강전에서 전후반을 1-1로 비긴 뒤 연장 전반 신연호의 결승골로 강호 우루과이를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
세계 축구의 변방이었던 한국 축구사의 쾌거였다.
스코틀랜드, 멕시코, 호주와 한 조를 이뤘던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스코틀랜드에 0-2로 패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 홈팀 멕시코를 2-1로 격파하며 이변에 시동을 걸었고, 호주마저 2-1로 꺾으며 사상 처음 8강에 올랐다. 당시에는 조별리그 통과 후 8강이었다.
준결승에서는 브라질에 아쉽게 1-2로 역전패했으나,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전 세계 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축구는 이후 본선 진출에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던 1991년 포르투갈에서 열린 U-20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북한과 함께 단일팀을 이뤄 8강까지 진출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잡았고, 2차전에서는 아일랜드와 1-1로 비겼다. 3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졌지만 조별리그는 통과했다.
8강전에서 브라질에 1-5로 대패하면서 남북 단일팀의 도전은 아쉽게 끝난다.
이후 5번의 대회 중 2번은 본선에도 못나갔고, 3번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2003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대회에서 박성화 감독이 이끈 대표팀이 다시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나아갔다.
독일에 2-0으로 승리하고 파라과이와 미국에 각각 0-1과 0-2로 졌으나, 간신히 16강에 올랐다. 8강 길목에서 일본에 1-2로 패하면서 아쉽게 짐을 쌌다.
대표팀은 6년 뒤인 2009년 이집트 대회에서는 8강까지 올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구자철과 김보경 등을 앞세워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16강에서 파라과이를 3-0으로 완파했다.
8강에서 가나에 2-3으로 무릎을 꿇으며 26년 만의 4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1년 콜롬비아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2년 뒤인 2013년에는 4년 만에 다시 8강에 진출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권창훈, 연제민 등을 앞세워 16강에서 콜롬비아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8-7)로 눌렀다.
8강전에서는 이라크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하면서 4강 문턱에서 다시 좌절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15년 뉴질랜드 대회에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 34년 만의 4강 진출에 기대를 높이는 것은 대표팀의 기량이다.
지난 3월 4개국 초청대회에서 에콰도르에 0-2로 졌지만, 잠비아와 온두라스에 골잔치를 벌이며 각각 4-1로 물리치며 우승했다.
2년 전 처음 브라질을 꺾고 조별리그 1위로 16강에 올랐던 U-17 월드컵 진출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면서 오랜 기간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바르사 듀오' 백승호(바르셀로나B)와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가 클래스가 다른 기량을 보여주면서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다.
A대표팀도 그 전까지 한번도 본선에서 16강에 오르지 못하다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랐던 좋은 기억이 있다.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34년 전의 4강 신화를 이제 신화가 아닌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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