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은퇴 초계기, 말레이 무상 제공…동남아 軍영향력 확대 우려

입력 2017-05-05 09:07
日 은퇴 초계기, 말레이 무상 제공…동남아 軍영향력 확대 우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이 수명이 다한 초계기를 말레이시아에 무상으로 제공해 동남아시아에서의 군사 영향력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관련 법률이 정비되는 대로 해상자위대의 P3C 초계기를 말레이시아에 무상으로 주기로 했다.

P3C는 수상한 선박과 잠수함을 레이더로 탐지해 감시하는 초계기다. 미국 록히드 마틴이 개발해 일본의 가와사키(川崎)중공업이 라이선스 생산했다.

해상자위대는 누적 비행시간 1만5천 시간이 넘어 은퇴한 P3C를 수리해 말레이시아에 양도할 계획이다.



일본의 현행법은 국유재산인 자위대 등의 비품을 다른 나라에 공여하는 경우 무상으로 주지 못하게 하는 대신 대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무상 제공이 가능하도록 방위성 설치법을 개정하려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법이 통과되는 대로 말레이시아에 대한 P3C의 무상 제공 절차를 밟을 계획이어서, 외국에 무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P3C 무상 제공이 남중국해에서 말레이시아의 감시 능력을 높여 해양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관련 법률 개정 후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도 중고 무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들 국가에서 일본의 군사적인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은 해양 감시 능력 향상을 돕는다며 이미 지난 1월 말레이시아에 대형 순시선 2척을 제공한 바 있다. 필리핀에 12척, 베트남에 6척의 순시선을 각각 제공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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