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명령 내리면 괴뢰들 등뼈 분질러야"…서해 최전방시찰(종합)

입력 2017-05-05 17:21
수정 2017-05-05 17:34
김정은 "명령 내리면 괴뢰들 등뼈 분질러야"…서해 최전방시찰(종합)

장재도·무도방어대서 새로운 "화력타격계획 검토"…군인 생활실태 챙겨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김효정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서해 연평도에서 가까운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장재도는 연평도에서 6.5㎞, 무도는 11㎞ 거리에 있다. 이들 섬에는 사거리 20㎞의 122㎜ 방사포와 사거리 27km의 130mm 해안포, 사거리 12km의 76.2mm 해안포 등이 배치되어 있다. 특히 무도에는 2010년 11월 연평도를 향해 포격을 가한 해안포부대가 주둔해 있다.

김정은은 장재도방어대의 감시소에 올라 육안으로 뚜렷이 보이는 연평도를 바라보면서 박정천 포병국장으로부터 한국군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최근 동향과 새로 증강 배치된 연평부대의 현황을 보고 받았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특히 김정은은 "새로 조직한 아군(북한군)의 적대상물(연평도 군시설 등) 화력타격계획을 요해·검토하시였다(보고받고 검토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그는 "서남 전선을 지키는 조선인민군 최정예 포병 집단은 고도의 격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가 일단 명령이 내리면 쏠라닥질거리는 괴뢰들의 사등뼈(척추뼈)를 완전히 분질러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김정은이 '연평도 적대상물 배치'라고 적힌 지도를 들여다보며 특정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장면을 방영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정은은 장재도방어대에 새로 꾸린 바닷물 정제기실을 돌아보며 담수 생산과 공급 실태를 살펴봤다. 또 병영과 식당, 새로 꾸린 남새(채소) 온실, 축사 등도 돌아봤다.

그는 군인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무도영웅방어대로 자리를 옮겼다.

김정은은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떠올리며 "정전 이후의 가장 통쾌한 싸움으로, 무도영웅방어대 군인들의 위훈은 우리 당 력사(역사)와 더불어 길이 전해갈 빛나는 군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곳에서도 새로 꾸린 바닷물 정제기실에 들려 물을 마셨다.

김정은은 "모든 전투 진지들이 싸움을 예견해 튼튼히 다져졌고 만단의 전투 진입 태세를 빈틈없이 갖추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섬 초소 군인들의 먹는 물 문제를 완전히 푼 것이 제일 기쁘다"고 말했다.

우리 군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의 방문은 지난 4일 이뤄졌다"면서 "김정은이 소형 선박을 이용해 장재도와 무도를 방문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우리 군이 최근 서북도서에 대한 고강도 전투준비태세 점검을 한 가운데 김정은이 서해 최전방을 시찰해 '화력타격계획'을 보고받는 등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해 NLL지역 방위를 맡고 있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서북도서 주둔 부대의 대비태세를 불시 점검했다. 이번 점검은 실전적 상황에서 계획대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적의 다양한 도발에 대한 전방 초소, 진지, 관측소 등의 초동 조치와 지휘통제실 보고·전파, 대응 사격 등을 실기동훈련(FTX) 방식으로 점검했다. 최근 완성한 요새화 진지에서 수행할 전투 절차도 구체화했다.

한편, 김정은의 이번 시찰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서홍찬 인민무력성 제1부상, 박정천 포병국장, 리성국 4군단장, 리영철 4군단 정치위원,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로 한때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좌천설'이 나왔던 오일정 전 노동당 군사부장도 이날 시찰에 동행했다고 보도됐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으로 직함이 소개된 오일정은 인민복 차림으로 김정은을 수행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 화면에서 포착됐다. 북한 매체가 오일정의 이름을 호명한 것은 지난 2015년 6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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