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양대 정파, 정치경제 위기해소·극단주의 퇴치 합의

입력 2017-05-04 15:57
리비아 양대 정파, 정치경제 위기해소·극단주의 퇴치 합의

대선·총선 등 정치일정에도 합의…UAE "의미있는 진전"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리비아 양대 경쟁 정파 수장이 제3국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직접 만나 정치·경제 위기 종식과 극단주의 퇴치 등에 합의하면서 6년 넘게 이어지는 정국 혼란 종식 전망이 다소 밝아졌다.

3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영국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리비아 서부 트리폴리 통합정부의 파예즈 사라지 총리와 동부 지역 대부분을 통치하는 칼리파 하프타르 군 사령관은 전날 UAE 아부다비에서 2시간 동안 만나 대선·총선 등 정치 일정과 분쟁 종식 방안 등을 논의했다.

리비아 분쟁의 양대 세력 수장이 대면 회동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극적 화해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회담 후 합의문이나 공동 기자회견 없이 개별 회견으로 대신해 다소 실망을 안겨줬다.

두 수장은 그러나 리비아가 직면한 정치 경제적 어려움을 종식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하고, 극단주의 세력들을 퇴치하기 위해 통합군 창설 등 공동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BBC에 따르면 하프타르 사령관은 개별 성명에서 양대 정파 수장이 테러리즘 격퇴전을 수행할 군대 창설을 희망했다며 트리폴리 통합정부 구성을 도출한 유엔 합의도 수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라지 트리폴리 통합정부 총리도 성명에서 "리비아 통합군 창설을 위한 전략"에 두 사람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평화적 정권 교체를 보장할 모든 조치를 취할 것"과 "거국 합의를 끌어낼 확대 대화"를 촉구했다.

두 사람은 특히 2018년 3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데 합의했으며, 사라지 총리도 이 부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회담 소식통들이 외신에 밝혔다.

가디언은 공식 성명은 없었지만 주로 하프타르 측 미디어 소식통들을 인용, 두 사람이 6개월 안에 총선을 새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회담에서는 이밖에도 리비아 남부 지역에서 양측이 무력 충돌을 중단할 것과 리비아 안보에 외세의 개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협상을 중재한 UAE 외무부는 이번 회담 자체가 분쟁 종식을 향한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정치적 해결 가능성을 낙관했다.

알자지라도 그동안 하프타르 사령관의 대면 회동 거부로 성사되지 못한 회동이 이뤄진 것만도 긍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양대 정파 수장이 다음 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함께 UAE에서 만나 추가 회담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양측 간 합의와 리비아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는 이탈리아, UAE 등과 함께 리비아 화해 과정을 촉진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트리폴리 통합정부는 2015년 리비아 폭력 사태를 종식시키려는 유엔의 노력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리비아 전국토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는 하프타르 사령관 측은 통합정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리비아는 '아랍의 봄'으로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이 무너진 뒤 트리폴리에 기반을 둔 이슬람계 정부와 투브르크에 기반한 하프타르 주축의 비이슬람계 정부로 양분돼 혼란이 이어졌다.

bar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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