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 허인회 "우승하면 다음 날 결혼식 올리겠다"
매경오픈 1R 5언더파 선두권…드라이버 티샷 고집은 여전
(성남=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선수 허인회(30)는 코스 안팎에서 거침이 없다.
그는 파4홀과 파5홀에서 우드나 아이언 티샷을 않는다.
늘 드라이버로 친다.
실수가 나오면 치명적이지만 그는 드라이버 티샷을 고집한다. 그는 "공격적이라고들 하지만 우드나 아이언 티샷도 실수가 나오는 건 매한가지"라는 독특한 골프 철학을 고수한다.
허인회는 4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 골프장(파71)에서 열린 GS 칼텍스 매경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회가 열린 남서울 골프장은 페어웨이가 좁고 경사가 심해 장타보다는 정교한 샷이 더 요긴하지만 허인회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침 허인회의 드라이버는 이날 실수가 거의 없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허인회는 1번홀까지 10개홀에서 버디만 6개를 골라냈다.
허인회는 "드라이버가 잘 맞으니 그린을 공략할 때 웨지를 잡게 되더라. 그린 공략이 쉬웠다"면서 "10번홀 버디를 잡을 때는 10언더파 정도를 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은 8개 홀에서 그는 버디 없이 보기만 1개를 곁들였다.
허인회는 "전반에는 부담 없이 편한 마음으로 경기했는데 잘 풀린 반면 후반 들어서 나도 모르게 스코어 욕심이 났는지 신경을 쓰면서 경기하니 오히려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기 스타일만큼 코스 밖에서도 거침없는 허인회는 기자회견에서 "아내와 혼인 신고는 했지만,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다"면서 "결혼식은 우승하면 하겠다고 우승이 자꾸 늦어진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허인회는 "만약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바로 다음 날이라도 식을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허인회는 지난해 5월 동갑인 육은채 씨와 결혼했다.
그는 "아직 신혼집도 없다. 결혼한 뒤에도 훈련과 대회 출전으로 늘 돌아다니다 보니 늘 둘이서 호텔이나 게스트 하우스 신세"라면서 "그래도 아내와 함께 다니니 몸과 마음이 훨씬 안정됐다"고 자랑했다.
결혼한 뒤부터는 '욱'하는 성격도 많이 수그러들었다.
"전에는 저만 비난받으면 되지만 이제는 아내가 같이 욕을 먹을 판이니 제가 좀 자제해야죠"라는 허인회는 "그래도 사람은 변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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