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물결'에 고무된 바른정당…탈당사태 '전화위복' 되나(종합)

입력 2017-05-04 18:35
수정 2017-05-04 18:36
'응원물결'에 고무된 바른정당…탈당사태 '전화위복' 되나(종합)

劉 "이제야 제 궤도를 찾아"…정운천 잔류로 교섭단체 유지

탈당 의원 12명 탈당확인서 수령…"어떤 경우에도 행동 통일"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집단탈당으로 사면초가 위기에 처했던 바른정당이 4일 탈당 사태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반등을 꾀하고 있다.

자칫 당이 두 동강 나면서 대선을 제대로 치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예상치 못한 동정여론과 지지가 쏟아지면서 당과 유승민 후보 모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특히 가속하던 '탈당 도미노' 흐름에도 제동이 걸린 형국이다. 탈당 가능성이 거론됐던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은 이날 오전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정 의원이 잔류를 선언함에 따라 당의 존립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황영철 의원이 전날 탈당을 번복하고 정 의원까지 당에 남으면서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석을 간신히 채우게 된 것이다. 교섭단체 지위를 유지하면 대선에서 지더라도 '포스트 대선' 정국에서 캐스팅보트로 영향력을 발휘하며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

추가 탈당 가능성이 거론됐던 일부 의원들도 현재까지는 당에 잔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 측은 탈당 사태 이후 후원금과 당원 가입이 많이 증가하는 등 오랫동안 답보 상태였던 지지도가 상승 흐름을 탔다고 분석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지난 2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들어온 후원금은 3억3천730만 원(4천474건), 온라인으로 가입한 당원 수는 4천69명이라고 밝혔다. 탈당 사태 이전 온라인 당원 가입은 하루 평균 10명에 불과했다.

특히 보수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이 아닌 20∼30대를 중심으로 응원이 쇄도하는 등 새로운 지지층이 유입되고 있다고 유 후보 측은 전했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워야 채운다는 말이 있는데 빈자리를 훨씬 더 많은 분이 채워주고 계시다"며 "어려운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겠다는 자세를 견지하니까 이렇게 더 큰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서울 신촌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많은 시민께서 (유세에) 와주시고 문자를 보내주시고 당원 가입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100일을 맞은 바른정당이 이제야 비로소 제 궤도를, 제 길을 찾아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제가 하고 싶었던 개혁 보수와 정치를 알리기 힘들었는데 선거를 며칠 앞두고 제 진심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그게 제일 고맙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황 의원과 함께 탈당을 선언했던 12명의 의원은 탈당계가 처리됐고 당에서 발급한 탈당확인서까지 이날 수령했다.

탈당 의원 중 일부는 이날 여의도에서 점심때 만나 친박계의 반발에 대한 고민 등을 논의했지만, 탈당 대오를 유지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후보가 이날 이들의 복당 절차를 지시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학용 의원은 "12명은 어떤 경우에도 행동을 통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홍문표 의원도 "홍 후보의 발언으로 이런저런 생각이 좀 달랐던 분들이 하나로 결속하는 계기가 됐다. 말끔히 정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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