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경쟁 뛰어든 정진기 "스피드, 파워를 무기로"

입력 2017-05-04 08:35
주전 경쟁 뛰어든 정진기 "스피드, 파워를 무기로"

지난해까지 1군 총 24경기, 올해는 벌써 24경기 출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전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죠. 그만큼 그 전에 한 게 없습니다."

SK 와이번스 외야수 정진기(25)가 수줍은 표정으로 말했다.

확실한 1군 선수로 도약한 정진기는 하루하루가 벅차고 즐겁다.

그가 지난해까지 1군 무대에 나선 건 24경기였다. 올해는 3일까지 24경기에 나섰다.

정진기는 "아직 주전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1군에서 뛰고 있다"며 "모든 게 신기하다. 처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의욕도 자란다"고 했다.

1,2차 구분 없이 전면드래프트를 한 2011년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SK에 입단한 정진기는 '차세대 외야수'로 주목받았다. 그는 화순고 시절부터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을 과시했다.

SK 내부에서는 이명기(KIA 타이거즈)와 정진기를 '팀의 미래를 이끌 진기명기'라고 부르며 기대했다.

5년 선배 이명기가 먼저 기회를 잡았고, 지금은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떠났다.

이제는 정진기 차례다.

SK에는 거포형 외야수가 많다. 한동민(11홈런)과 김동엽(6홈런)이 힘을 앞세워 코너 외야수(우익수, 좌익수) 자리를 꿰찼다. 올해는 지명타자로 뛰지만 정의윤도 외야수 요원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중견수만은 주력, 수비력을 갖춘 선수'를 기용하고 싶어한다.

1순위는 단연 김강민이다. 하지만 김강민은 허벅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현재 정진기와 조용호가 SK 중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는 정진기가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6타수 2안타 1득점을 올리고, 수비에서도 6회초 빠르고 정확한 홈 송구로 주자를 잡아냈다. 팀은 연장 끝에 8-9로 패했지만, 정진기는 가능성을 또 확인했다.

정진기는 "선발 라인업에 빠졌을 때도 상대 투수의 투구 동작에 맞춰 타격 동작을 취한다. 언제든 경기에 투입될 준비를 한다"며 "현재의 나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도 이상할 게 없는 선수다. 하지만 경기에 나갔을 때는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 그렇게 성장하겠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정진기는 1군에서 24경기 17타수 2안타에 그쳤다. 장타도, 타점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59타수 17안타(타율 0.288), 3홈런, 11타점을 올렸다. 득점권에서 타율 0.353(17타수 6안타)을 올려 '강심장'을 자랑했다. 빠른 발은 여전했고, 체중을 불리면서 힘까지 갖췄다.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라고 거듭 몸을 낮추던 정진기는 "스피드와 힘을 겸비한 타자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목표를 드러냈다.

이미 SK는 정진기를 '다재다능한 외야수'라고 평가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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