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비아 前정권 고문 실태 드러나나…스위스 검찰 수사
망명 시도 전 내무장관 구금 연장…감비아 새 정부에 증거도 요청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스위스 검찰이 감비아 전 독재정권의 핵심 인사였던 오스만 송코 내무장관의 구금을 연장하고 반인도 범죄 관련 예비조사를 하는 것으로 3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송코 전 장관은 23년간 독재 권력을 휘두르다 올해 1월 적도기니로 망명한 야히아 자메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
그는 작년 9월 자메 전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지면서 스웨덴으로 달아났다가 11월 스위스에 입국했다.
그의 소재를 파악한 국제인권단체들은 송코 전 장관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감비아에서 야당 정치인의 고문을 지시하는 등 반인도 범죄를 저질렀다며 스위스 검찰에 그를 고발했다.
스위스 검찰은 올해 1월 송코를 구금한 뒤 고문 증인들을 인터뷰하고 관련 문서들을 확보했다. 새로 들어선 감비아 정부에는 추가 증거를 요청했다.
린다 슈투더 연방검찰 대변인은 "조사 진행 상황을 볼 때 3개월 구금 연장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송코 전 장관 사건은 애초 베른 지방검찰청이 맡았다가 반인도범죄라는 중요성 때문에 연방검찰로 넘어왔다.
고문 피해자 2명을 대신해 그를 검찰에 고발했던 인권단체 TRIAL의 필립 그랜트는 "연방검찰이 구금을 연장한 것은 그의 범죄가 무겁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스위스는 2011년 자국에서 반인도범죄와 관련된 피고발인은 국적, 범행 장소 등에 상관없이 조사할 수 있는 법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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