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크레인 충돌사고 나흘째…원인규명도 보상협의도 더뎌

입력 2017-05-04 05:30
수정 2017-05-04 06:14
삼성중 크레인 충돌사고 나흘째…원인규명도 보상협의도 더뎌

(거제=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사고 나흘째인 4일 현장 분석작업을 이어가며 관계자 진술 규명에 주력한다.



수사본부는 지난 1일 골리앗 크레인과 타워 크레인이 충돌해 사고가 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야드 내 7안벽에서 수사요원 10여명이 현장분석을 계속한다고 4일 밝혔다.

수사본부는 지난 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감식을 하고 나서 다음 날인 3일에도 수사요원 10여명을 동원, 현장 조사를 한 바 있다.

이는 사고 당일 두 크레인 기사와 신호수 등 12명을 상대로 받은 1차 진술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처다.

수사본부는 이 과정에서 일부를 다시 불러 보강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일단 크레인 작동을 위해 필요한 신호 교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경찰은 사고 직전 타워 측에서 '작업을 먼저 한 뒤 붐대(지지대)를 낮추겠다'며 골리앗으로 갔어야 할 무전이 누락된 정황을 확인했다.

무전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앞을 살펴 붐대가 세워진 타워 크레인을 발견하고 골리앗이 멈췄어야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대로 진행하다가 사고로 연결된 것으로도 경찰은 파악했다.

삼성중공업 직영 소속인 골리앗 기사(53)는 "(앞에 있던 타워 크레인을) 못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크레인 기사의 진술이 사실인지, 과실이 있었다면 왜 못 봤는지 등을 밝혀낼 방침이다.

또 골리앗 운행 당시 주변 작업자들에게 조심하라고 알리기 위해 골리앗에 부착된 경광등이 작동했는데도 사고 직전까지 아무도 충돌 위험을 알아차리지 못한 점도 들여다보고 있다.

골리앗이 작동하면 신호수들이 무전뿐만 아니라 호각을 부는 등 위험을 알렸어야 하는데 이런 행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도 보고 조사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지난 3월 21일 거제조선소 8안벽에서 800t 골리앗이 근처에 있던 150t 크롤러 크레인과 부딪힌 사고에 대해서도 살펴볼 방침이다.

수사본부 측은 "워낙 현장이 넓어 직접 살펴보는 작업이 좀 더 필요하다"며 "관계자 진술과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발생 3일만인 지난 3일 사측과 유가족간 장례·보상 협의를 시작했다.

사고 희생자 6명의 유족 대표와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측은 시신이 안치된 거제 백병원에서 장례절차와 보상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유가족과 삼성중공업간 사고 수습에 필요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빈소가 제대로 차려지지 않는 등 장례 절차가 늦어졌다.

유족들은 장례에 앞서 책임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 등을 주장해왔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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