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폭발' LG 임찬규 "이게 실화인가 싶어요"

입력 2017-05-03 18:17
'잠재력 폭발' LG 임찬규 "이게 실화인가 싶어요"

NC전 7이닝 무실점 호투… 시즌 2승에 평균자책점 1.30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말 그대로 이게 실화인가 싶어요."

LG 트윈스의 우완 투수 임찬규(25)는 본인도 잇따른 호투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너스레를 떨었다.

임찬규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NC 다이노스 타선을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13-0 대승을 견인했다.

임찬규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달 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만 3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을 뿐 이후 경기에서는 여타 팀 에이스 부럽지 않은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등판을 포함해 2경기 연속 무실점에 최근 4경기에서 26⅓이닝을 던져 내준 실점은 단 1점에 불과하다.

시즌 2승(1패)째를 챙긴 임찬규는 평균자책점을 1.30까지 끌어내렸다. ⅓이닝만 더 던져 규정이닝(28이닝)을 채웠다면 리그 평균자책점 1위까지 가능한 수치다.

경기 뒤 만난 임찬규는 변화구의 제구가 좋아진 점이 연이은 호투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변화구 제구를 많이 잡았다"며 "특히 체인지업의 제구가 좋아졌다"고 소개했다.

임찬규는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이 144㎞를 찍었다. 직구의 구위가 상대를 압도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체인지업과 커브가 좋아지면서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가 됐다.

체인지업과 커브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든 임찬규는 위기 시에는 슬라이더로 땅볼을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그는 "예전에는 포수의 요구와는 엉뚱한 곳으로 가는 공도 많았고, 볼도 많았다"며 "그런데 올해에는 스트라이크가 많이 들어간다.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면서 더욱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찬규는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배터리 호흡을 맞춰온 동갑내기 포수 유강남의 믿음도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오늘까지 4경기째 (유)강남이의 사인에 고개를 한 번도 안 흔들고 던졌다"며 "(정)상호 선배와 강남이가 많은 믿음을 줘서 더욱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뒤에서는 유격수 오지환이 템포를 조절해준다.

임찬규는 "투구 템포가 원체 빠른 편인데, 나도 모르게 더 빨리질 때가 있다. 그렇게 평소보다 빠르고 느려질 때마다 (오)지환이형이 수신호로 템포를 잡아준다"고 했다.

임찬규는 데뷔 시즌이었던 2011년 65경기에 등판해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 4.46을 기록,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엔 좀처럼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미완의 대기'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다 올 시즌 5선발로 자리를 잡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임찬규는 "(류)제국이형과 (차)우찬이형 사이에 끼어 있어서 마음 편하게 던지고 있다"며 "또 5선발이라서 6회부터는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중간투수들을 믿고 마음 편하게 던졌다"고 했다.

그는 "(유)강남이도 그렇지만 저도 젊은 편이라 지금부터 열심히 해서 긴 시간 LG에 있으면서 좋은 성적 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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