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틈타 갤럭시S8 대란…50만∼60만원대 불법 보조금 기승
실구매가 20만원 전후로 떨어져…'떳다방'식 영업 횡행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연휴를 틈타 이동통신시장에 갤럭시S8 대란이 빚어졌다.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유통점들이 50만∼60만원대 불법 보조금을 살포하면서 신형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8의 실구매가가 20만원 전후로 떨어지는 등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뽐뿌 등 관련 커뮤니티에는 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과 6만원대 이상 요금제 가입 조건으로 갤럭시S8 64GB 모델을 20만원 전후로 판매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유통점에서 실구매가는 18만원까지 떨어졌다.
갤럭시S8 64GB 모델 출고가가 93만5천원인 점을 고려하면 유통점이 공시지원금 외에 50만∼60만원의 추가 지원금을 고객에게 준다는 의미다.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추가 지원금의 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단통법에 따르면 추가 지원금은 공시지원금의 15%를 넘을 수 없게 돼 있다.
품귀 현상을 빚던 갤럭시S8플러스 128GB 모델(출고가 115만5천원)의 실구매가도 3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불법 보조금 살포는 신도림과 강변 등 서울의 집단상가뿐 아니라 광주, 부산, 청주 등 전국 단위로 이뤄졌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단속을 피해 밴드 등 SNS를 통해 판매 정보를 알리고, 특정 시간대에만 영업하는 '떳다방'식 영업도 횡행했다.
이용자들은 SNS를 통해 유통점의 위치와 접수 가능 시간을 공유하며 원거리 이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밤늦게 줄을 서고 간신히 접수했다는 경험담들이 이어졌다. 이용자가 몰려들며 일부 유통점에서는 재고 부족 현상이 빚어졌다.
이번 대란은 방통위의 집중 단속이 끝나고 연휴가 시작하는 시점에 발생했다.
방통위는 갤럭시S8 출시 전부터 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지난달 30일까지 이동통신 3사와 공동 순회 점검반을 운영하며 집중 단속에 나섰다.
단속이 끝나자마자 이동통신사들이 유통점에 주는 리베이트(판매수수료)를 크게 올리며 다시 고객 유치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8 대란은 이날 오전 지원금이 축소되며 잦아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연휴가 남은 점을 고려하면 언제든 재발할 우려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 교체기 방통위원장마저 공석인 상황에서 시장 단속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갤럭시S8 출시로 촉발된 이통사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