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총리 사임의사…총선까지 과도 新정부 구성 가능성
연정 갈등, 제1 소수당 파트너 정당 가장 큰 지지 받아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가 이번 주 중 밀로시 제만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히고 새로운 정부 구성을 유도할 계획이다.
연립정부 다수당인 사회민주당 소속 소보트카 총리는 2일(현지시간) 제1 연정 파트너 정당인 긍정당 소속 안드레이 바비스 재무부 장관의 부패 혐의를 문제삼아 이런 방침을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소보트카 총리는 "내가 바비스 장관을 해임하면 그는 순교자 행세를 할 것이기 때문에 나의 이같은 선택은 불가피하다"라고 주장하고 "내가 금주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히고 나면 연정을 구성한 정당들이 정국 해법을 찾아 나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오는 10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사민당, 긍정당, 기독민주연합 등 3개 정당 간 연정 내부의 갈등 양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소보트카 총리는 체코 제 2의 부자 기업가 출신인 바비스 장관의 부패 혐의를 최근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비스 장관이 이해 충돌을 피하려고 자신의 아그로페르트 그룹 관련 자산을 올해 초 신탁한 가운데 소보트카 총리는 5천500만 유로 규모의 면세 채권을 바비스 장관이 사용한 의혹까지 지난주에 제기했다.
바비스 장관은 이처럼 소보트카 총리의 견제가 이어지면서, 총리와 같은 사민당 소속 내무부 장관이 심지어 경찰까지 동원해 자신의 사업 관계를 수사하고 나섰다고 판단했다.
소보트카 총리는 그러나 "정치에 대한 공공 신뢰가 위기에 처했다"면서 정부해산 요청에 나설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변호하고, 총선 전까지 새롭게 연정을 꾸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코 헌법은 이런 정국 위기에선 직선으로 뽑힌 대통령이 새로운 총리를 지명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AFP 통신은 조기 총선이 치러지기 보다는 소수 정부가 총선 전까지 과도 정부 형태로 가동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옮겼다.
지난달 시행된 한 여론조사를 보면 긍정당 지지도는 33.5%를 기록해 16.0%에 불과한 사민당을 압도하고 있을뿐 아니라 바비스 장관의 개인 지지도 역시 56%를 보여 39%인 소보트카 총리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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